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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추억의 울산 병영초등학교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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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울산 병영초등학교 느티나무

 

 

지난 월요일 울산 여행을 갔던 날, 2008년 이후 약 12년 만에 어린 시절 다녔던 모교인 병영초등학교를 찾았다. 당시 4학년 때까지만 다니고 제주도로 이사를 와서 졸업한 것은 아니지만 4살부터 11살까지 그곳에 살았으니 나에게 있어 고향이나 다름없다.

 

오랜만에 방문했던 울산 병영초등학교는 2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기에 이전보다 훨씬 많은 것이 변했지만 여전히 수려한 모습을 뽐내는 느티나무는 그대로였고 학교 앞 문방구 2곳도 운영 중이었다.

 

당시에는 9반까지 있을 정도로 무척 큰 학교였던 만큼 최근에 가서 봤을 때도 전체적인 규모가 무척 컸다. 이전에 없었던 외솔관이라는 건물도 있었고 흙밭이었던 운동장은 마라톤 코스와 친환경 모래로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었다.

 

아마 제주도로 이사를 가지 않고 이곳에서 졸업했다면 82회 졸업생이었을 것이다. 나처럼 울산 병영초등학교를 다녔던 학우 중에서 현재 모습이 궁금하다면 최근 직접 가서 찍은 사진을 참고해보자.

 

 

울산 병영로에서 병영초등학교로 올라가는 길에는 오래 전 문방구였던 건물이 그대로 있었다. 지금은 문방구가 아니지만 당시 이곳에는 500원짜리 햄버거가 있었고 옆에는 자그만한 오락기가 설치되어 있어 친구들이랑 같이 게임을 했던 기억이 있다.

 

 

울산 병영초등학교로 올라가는 길에는 양쪽으로 문방구 2개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병영학생사다) 지금은 두 곳 모두 없어졌으며 다른 가게가 운영되고 있었다.

 

병영학생사를 운영했던 사장님의 딸이 한때나마 친구였는데 초등학교 입학 당시 학용품을 사기 위해 부모님이라 이곳에 갔던 날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병영초등학교로 올라가는 계단은 당시만 해도 무척 길었다고 생각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다시 찾았던 이날은 무척 짧아보였다. 학교 계단 옆에는 1997년도에 오픈했던 영아트 자리였는데 (이때 처음으로 헬로키티를 알았다) 지금은 애경솜사시라는 가게로 바뀌었다.

 

 

내가 다녔을 당시의 울산 병영초등학교 정문은 이곳이었으나 며칠 전에 갔을 때는 문이 잠겨 있었다. 옆에서 친구랑 놀고 있는 한 초등학생에게 물어보니 이 문은 열릴 때도 있고 닫힐 때도 있다고 해서 왼쪽 길을 따라 다른 입구를 통해 학교로 들어가볼 수 있었다.

 

 

병영초등학교로 걸어가는 길에는 오랜 옛날부터 있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던 건물이 있었다. 당시 울산에 살았을 시절 전화번호 앞자리에 2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해당 건물에는 2자가 없는 88, 97번이 적혀 있었다. 최소 30년은 넘은 건물로 추측됐다.

 

 

울산 병영초등학교로 걸어가는 길에는 어렸을 적에는 없었던 외솔탐방길 안내도가 있었으며 여러 시와 작품(한재준 작가의 소리의 꼴 등)을 담은 벽화도 볼 수 있었다. 외솔탐방길은 지난 2015년에 조성된 곳으로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님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외솔기념관과 병영성 등을 따라 탐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병영초등학교를 다녔었던 1998년에도 있었던 성화문구사는 2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자리 그대로 운영되고 있었다. 당시에는 병영학생사를 주로 갔도 성화문구사는 가끔씩 갔었지만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는 게 무척 신기했다.

 

 

울산 병영초등학교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태양문구사도 어렸을 적 친구랑 함께 갔었다. 당시 100원짜리 때기를 할 수 있었던 곳으로 친구랑 했던 경험이 있기에 지금도 기억에 남았다.

 

 

12년 만에 다시 방문한 울산 병영초등학교에는 보기만 해도 웅장한 느티나무가 눈길을 끌었고 입구 옆에는 총동창회 분들이 지은 개교 100주년 기념비가 있었다. 그만큼 오래된 학교로 1906년도에 일신학교에서 1919년 학성 공립 보통학교로 바뀐 뒤 1947년에 병영국민학교로 개칭됐다고 한다.

 

 

병영초등학교를 찾았을 때는 평일이라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기에 운동장 안으로는 들어가볼 수 없었고 바깥길을 따라 학교 뒤쪽까지 걸어가며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모교인 울산 병영초등학교는 내가 다녔을 당시보다 훨씬 초등학교(?)다운 모습을 자랑했다. 학교 앞 계단 쪽에는 알록달록하게 그려진 캐릭터가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에는 이 계단이 없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 가족들과 함께 학교를 찾았을 때 사진 찍었던 동물 조형물은 그때보다 갯수가 줄어들었지만 외솔 최현배 선생님의 동상은 있었다. 각도상 앞모습을 사진으로 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곳에 다녔던 시절 친누나와 누나 친구들과 함께 놀았던 학교 뒤 공터가 생각나 직접 가봤더니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당시에는 놀 곳이 마땅치 않았고 지금처럼 전화나 스마트폰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서 학교를 가면 아는 친구를 만나며 놀았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곳 공터였다.

 

 

학교 뒤쪽 건물에서 나와 바깥쪽으로 걸어가며 울산 병영초등학교 느티나무와 운동장 모습을 담아봤다. 병영초등학교를 다녔던 분들이라면 누구나 추억을 갖고 있는 곳으로 부모님과 함께 갔던 운동회와 친누나의 졸업식, 친구들과 함께 모래놀이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1997년 전만 하더라도 병영초등학교는 급식소가 없어 도시락을 싸고 다녔었다. 이후 1997년에 급식소가 생겼는데 지금도 같은 자리에서 운영 중이었다. 그 앞에는 공부하는 어린이상이라는 조형물이 보였다.

 

 

오래 전에는 씨름장이 있었던 이곳은 현재 텃발이 조성되어 있었으며 초등학교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병영장로교회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 너머로는 울산에 살았을 때도 있었을 거라 추측되는 빌라와 멘션이 보여 마치 과거로 다시 돌아온 듯한 느낌도 받았다.

 

어렸을 적 학교로 들어가기 위해 매일같이 걸어올라갔던 계단 양옆에는 배수관처럼 뚫려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막혀 있었다. 당시에는 계단수가 너무나 많아 병영초등학교를 다닌 사람은 종아리가 굵어질 수 밖에 없다는 말도 들었는데 최근에 가서 보니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병영초등학교 교목인 느티나무는 국가 사적 제320호로 실제로 가서 보면 더욱 예쁘다. 그 옆에는 이전과 똑같이 놀이기구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인근에 거주하는 분들을 위한 운동기구도 보였다.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바라본 울산 병영초등학교의 모습은 2000년대 이전과는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 오후 시간대라 하교를 하는 학생들이 무척 많았는데 내가 다녔을 당시에는 모두 태어나지 않았던 아이들이기에 뭔가 묘한 느낌이 들었다.

 

이날 초등학교에 함께 다녔었던 소꿉친구랑 이곳을 찾았는데 우리는 조상님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너무나 오랜 옛날이기에 그때의 기억이 다 떠오르진 않지만 성인이 되고 30대가 넘어 다시 찾은 학교는 나에게 있어 언제나 그리운 장소다.

 

 

나중에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내가 몇 살쯤 됐을까?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다시 갈 수 있는 나의 고향이자 추억의 장소이고 이날은 병영성도 가지 못했기에 내년이나 내후년쯤 다시 이곳을 찾아 골목 곳곳을 걸어보고 싶다.

 

혹시나 이 포스팅을 보는 분들 중 울산 병영초등학교 1995년 1학년 6반, 1996년 2학년 5반, 1997년 3학년 4반, 1998년 4학년 6반에 다닌 친구가 있다면 연락을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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