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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혜민스님 책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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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 책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한참 독서에 빠졌을 당시 분야에 상관없이 여러 책을 읽다가 혜민 스님의 글을 보게 됐다. 당시 혜민스님의 글을 읽고 모자랐던 많은 부분을 채울 수 있었던 소중한 기억이 지금도 남아 있다.


2012년 당시 다녔던 회사에서 진행된 사내 프로그램으로 태어나 처음 혜민 스님을 만났다. 마음 명상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나 자신을 위로한다는 내용의 강연을 들은 이후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마다 당시를 떠올리며 책을 펼치곤 한다.



현재 내 책장에 있는 혜민스님 책은 총 4권으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젊은 날의 깨달음',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이 있다.


2012~2013년에는 혜민 스님과 법륜 스님 책을 많이 사서 읽었었다. 생각해보면 25살 당시의 나는 얼마나 외로웠기에 저런 내용의 책을 많이 사서 읽었을까 싶기도 했는데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2012년 사내 교육 프로그램 강연을 통해 처음으로 혜민스님을 봤을 당시 직접 받았던 싸인이다. 이 강연을 듣고 며칠 후 한라대학교에서 했던 강연도 참석했는데 아마 그때 '젊은 날의 깨달음'을 구매해 또 싸인을 받았던 것 같다.


두 번째 들었던 강연은 첫 번째와 똑같은 형식으로 진행되었기에 다시 재방송을 보는 것 같았지만 마음 명상만큼은 듣고 또 들어도 좋았다.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이라 만약 혜민스님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가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바쁜 일상으로 잠시 잊고 지내다 최근 혜민스님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에 이어 이번 신간명은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이었다.


고요할수록 밝아진다는 말에 명상과 관련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었는데 이번 혜민스님 책에서는 생각과 생각 사이에 잠시 지나가는, 의식하지 않으면 모르고 스쳐갈 그 침묵,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동안의 혜민스님 책과 마찬가지로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에는 독자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글귀가 많다. 이와 함께 본인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그중에서도 어린 시절에 있었던 여러 사건에 대해 얘기해주는 부분은 평소 혜민스님에 관해 관심있다면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혜민스님과 법륜스님의 책을 보면 어린시절에 있었던 여러 사건으로 인해 성인이 되고난 후 똑같이 힘들고 아파한다는 내용이 여러번 언급된다.


이번 작품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에서는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군가 옆에서 응원해주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 마음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이 위로의 말을 전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인생을 보내는 게 아닐까.


나 역시도 그런 친구가 있다.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가끔식 볼 때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보태주기에 가끔씩 볼 때면 힘을 얻곤 한다.


2019년 새해 첫 책으로 혜민스님의 책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을 읽었다. 마음이 고요할수록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는 혜민스님의 말처럼 현재 나의 고민과 앞으로 추구해야 할 것들을 생각할 때면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겠다.


이번 책에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독자들에게 전하는 여러 좋은 글귀가 많다. 아래 정리한 구절을 보고난 후 혜민스님이 직접 겪었던 여러 사연이 궁금하다면 이번 신간을 펼쳐보자.


마지막으로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 당시 내가 직접 촬영했던 혜민스님의 팝송 공연을 동영상으로 올려보겠다. 올해에도 혜민스님이 내가 사는 제주도에 와서 강연해주기를 바라며, 나 또한 그 고요한 침묵을 만났으면 좋겠다.


※혜민스님 책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구절 모음

어쩌면 지금 우리가 힘들다고 지친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내 삶의 고요함을 잃어버리고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어디를 가도 끊임없이 나를 봐달라는 소란한 광고 소리, 시시각각 일어나는 사건사고 뉴스 소리, 여기저기서 울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 두드리고 부수는 공사 소리, 자신의 믿음을 강요하는 소리가 들리지요. 거기다 우리 손에 쥔 핸드폰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벨과 문자 알림 소리가 울립니다. 현대 문명은 한순간도 우리 영혼을 가만히 쉴 수 없게 하는 것 같아요 - 7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지관止觀이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현대어로 풀었듯이, 이번 책으로는 옛 선사들의 경험에서 나온 적적성성寂寂惺惺이라는 지혜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고요한 마음은 아무것도 없는 심심한 상태가 아니고, 고요할수록 환하게 밝아져서 내 본래 마음과 만나게 됩니다. 부디 이 책을 읽으시는 동안만이라도 마음이 편안해지시고 지혜가 밝아지시고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와 쉼을 찾으시길 기원합니다 - 8


행복의 요소 가운데 중요한 부분이 바로 '삶의 주도성이 내게 있는가?' 하는 점이다. 즉 지금 하는 일을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할 때 사람은 행복하다고 느낀다. 내가 삶을 주도할 수 없을 때는 그게 아무리 남들이 재미있는 것이라 해도 힘겨운 일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세상 많은 사람이 그 주도성을 잃고 사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못 한다고, 할 수 없다고,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용기 내어 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처럼 자신의 미래를 내 스스로가 아닌 옆 사람들을 보면서 결정했기 때문이다 - 19


본인의 앞길은 하나씩 하나씩 보이는 것이지 한꺼번에 쫙 보이지 않아요. 꿈은 자동판매기에서 뽑으면 나오는 완성품이 아니고 내가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하나씩 보입니다. 저는 간절히 깨닫고 싶었고 그래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승려가 되었습니다. 정말로 간절히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하세요. 엄마도, 가족도, 세상도 결국엔 당신이 행복해지길 원해요. 용기를 내세요 - 29


남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내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두지 마세요. 내 미래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말하는 사람들은 내 마음 버스에서 몽땅 다 내리라 하시고 내가 지금까지 온 길, 계속해서 운전해서 가시면 돼요. 자기의 꿈을 이룬 사람이나 진정으로 도전해본 사람은 다른 사람의 꿈을 쉽게 깍아내리지 않습니다. 가만히 보면 용기 없는 사람들이 용기 있는 사람을 여러 이유로 폄하하고 자기 수준으로 끌어내리려 합니다 - 45

팃낙한 스님의 법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음 수행이 깊어질수록 관계의 회복이 가능해진다는 말씀이었다. 흔히 '수행'이라고 하면 혼자 깊은 산속에 들어가 세상과 단절된 채 도를 닦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마음 수행이 잘되고 있다면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어긋났던 관계가 수행의 결과로 회복되어야 한다. 만약 가족이나 친구와 말다툼을 하거나 오해가 생겨 관계가 틀어진 경우, 수행자라면 그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모습을 보일 때 수행을 제대로 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 55


자기 존중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남을 똑같이 존중하고, 남에게 친절하게 대합니다. 남을 쉽게 무시하고 하찮게 대하는 것은 자라면서 제대로 존중받은 경험이 없거나 본인 스스로가 지금 하찮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살면서 성별, 고향, 외모, 학력, 돈, 나이, 종교 때문에 차별받거나 혐오적인 말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지금 우리 주변에서 차별받는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어르신, 성 소수자들의 심정이 어떨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가 경험한 아픔이 다른 차별받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혐오 발언으로부터 보호하는 자비의 계기가 되기를 - 78


"욜로YOLO가 가고 소확행小確幸이 왔어요" 젊은 분들에게 요즘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느냐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한 번뿐인 인생, 지금을 즐기자'라는 욜로 트렌드가 과도한 소비로 연결되니 결국에는 생활이 어렵게 되어 이제는 소확행으로 전환되었단다.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뜻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랑겔한스섬의 오후'라는 글에서 처음 등장한다. 하루키는 "막 구운 따끈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 것,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듣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놓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등으로 소확행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기존에는 행복을 먼 미래에나 도달할 수 있는, 큰 목표의 성취 이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소확행은 지금 현재 삶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작고도 확실한 행복에 집중하는 것이다 - 108


행복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감상의 개념으로 본다면 소유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 친구와의 우정, 내 아이의 웃음소리, 음악이 선물하는 평온함, 내가 응원하는 스포츠팀 우승이 다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아무리 돈 많은 부자라 하더라도 그들의 행복 역시 우리가 말하는 소확행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삶을 감상할 줄 아는 태도를 갖추었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좋고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반대로 여유가 없으면 박보검, 공유, 이효리가 앞에 있어도 그저 내 길을 막는 장애물인 줄로만 알고 못 알아보고 지나칩니다 - 114


우리는 삶을 두 가지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는 행위 doing 중심의 삶, 다른 하나는 존재 being 중심의 삶입니다. 행위 중심의 삶은 큰 무언가를 이루어냈을 때야 비로소 내 삶의 가치가 생긴다고 보는 반면, 존재 중심의 삶은 내 존재자체가 이미 성스럽고 지혜롭고 우주와 연결된 사랑 속에 있다고 봅니다. 행위 중심의 삶은 행복을 먼 미래에서 찾으려 하지만 존재 중심의 삶은 존재 자체가 주는 느낌에서 찾습니다. 연결감에서 오는 행복이나 치유, 평화, 사랑도 행위 중심이 아닌 존재 중심으로 살 때 일어납니다 - 116


하나를 이루고 난 후 다른 더 큰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행복을 이런 식으로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찾아오는 느낌이라고만 정의를 내리면, 평소에는 행복할 수 없다는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더불어 성취 후의 행복한 느낌이 오래가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더 크고 더 좋아 보이는 새로운 목표가 곧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그 새로운 목표를 위해 쉴 틈 없이 계속 달리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발견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기 원하는 행복이나 여유, 평화로움은 계속해서 뭔가를 구하는 마음이 쉴 때 비로소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내가 오랫동안 원했던 학교나 직장에 들어가거나, 집이나 차를 사거나, 아름다운 옷이나 최신 전자 제품을 구입해서 행복한 것은 그 외부 대상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더 깊숙이 들여다 보면 그 대상들을 구하던 내 마음이 쉬기 되었기 때문에, 멈추고 조용해졌기 때문에 만족스럽고 평화롭다고 느끼는 것이다. 만약 그 대상들이 마음의 행복과 평화를 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대상을 소유함과 동시에 영원히 행복하게 평화로워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곧 다른 새로운 대상을 구하게 되지 않는가 - 143


친구의 어려움을 공감해준다고 "야, 나는 더 했어"라며 친구보다 더 힘들었던 자기 경험을 마구 이야기하는 거, 위로 안 됩니다. 지금 친구에게 필요한 것은 본인의 상태를 물어봐주고 들어주는 것이지 말할 기회를 상대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예요.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힘든 거 빨리 털어내고 일어나"라고 하는 것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본인도 털고 싶은데 못하니까 힘든 거잖아요. 용기를 준다고 한 말이 상대를 힘들게 하는 잔소리가 될 수 있어요. 대신 "많이 힘들었구나. 내가 너라도 힘들 것 같아"라고 공감해주세요 - 160

우리는 '그는 그런 사람이다'와 '그가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사이를 헷갈려 한다. 특히 본인 바람을 담은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가 '그런 사람일 것이다'로 종종 인식된다. 그렇게 혼자 기대하고 또 혼자 실망한다 - 161


우리가 살면서 자신이 불행한다고 느끼는 것은 어쩌면 내 문제점만을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크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할수록 그 프레임 안으로 나를 더 견고하게 가두고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만든다. 이럴 땐 자기 생각에 빠져 있는 것보다 남에게 아주 작은 친절을 베풀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쓸모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의 작은 도움으로 상대가 잘되는 모습을 보면 내 자존감도 올라가고 세상과의 연결감도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남을 돕는 것은 내 상황이 좋아진 후에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주 작은 도움도 차일피일 미룬다. 내 코가 석 자야.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우리 상태가 완전히 좋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영영 누군가를 도울 만한 시절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왜냐면 우리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괜찮은 상황이 와도 이것으로는 안 되고 더 괜찮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좀 아프면 아픈 대로 내 사정에 맞게 조금씩이라도 남을 돕는 실천이 결국 우리 스스로를 치유하고 좀 더 완성된 방향으로 이끈다. 내가 그 친구를 도왔다고 생각한 그날은 어쩌면 그 친구가 나를 돕고 치유한 날이었는지 모르겠다 - 178


인도의 성자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는 자기 성찰은 관계라는 거울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다른 사람과 어떤 부분에서 부딪칠 때 내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난다는 것이다. 인도의 또 다른 스승 오쇼 라즈니쉬는 인간이 성숙해진다는 것은 우리 마음을 바위처럼 단단하게 만들어서 어떤 상처도 받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고, 반대로 자신과 타인의 상처를 대면할 용기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처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민감하게 느끼면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수용하고 지혜롭게 대처해나갈 때 비로소 우리 영혼은 성숙해진다 - 188


존중받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아이는 자기가 갖고 있는 모든 가능성을 마음껏 발휘해 삶의 꽃을 활짝 피운다. 그런 아이는 자기의 선택을 긍정하며 다른 이들의 의견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설령 실패한다 해도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곧 회복한다. 물론 자라면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존중해주는 부모나 형제를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을 찾아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인생 선배나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 혹시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숙련된 심리 상담사와 같은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수용하고 이해해주는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 나면 훨씬 마음이 편안해지고 심리적 부담감도 줄면서 나 자신을 좀 더 수용하게 될 것이다 - 197


다른 사람에게 불만이 생기거나 시비를 걸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을 때 나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나는 지금 내가 맡은 일에 집중하고 있는가?" 화두 참구가 잘될 때는 내 마음 보기가 바쁘기 때문에 다른 사람 일에 관여하지 않게 된다.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재대로 집중하지 못했을 때 다른 사람의 잘못된 점이 눈에 들어온다. 즉 다른 사람의 흠은 어떻게 보면 내 마음 거울에 비친 내 흠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공경하는 마음이 가득했던 초발심으로 돌아가 처음 먹었던 마음대로 흔들리지 말고 차분히 내 일을 해나가면 된다 - 237


마음속 화를 입으로 표현해버리면 업이 되어 내게 돌아오고 억누르면 병이 되어 내가 아프고 가만히 그 화의 에너지를 지켜보면 자기가 알아서 모양이 변하면서 이내 사라집니다. 마음이 괴로울 때, 그 괴로움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나 관찰해보세요. 그러면 그것이 내 생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은 원래 물 위에 쓴 글씨처럼 잠시 모양을 드러냈다가 남기지 않고 곧 사라집니다. 이내 사라질 생각을 붙잡고 되새김질하면서 괴로워하지 마세요 - 244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저래야 한다. 부모는 이래야 하고 학생은 저래야 한다. 정치인은 이래야 하고 종교인으 저래야 한다. 우리는 이처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자기가 만들어낸 기준으로 분별한 후 그 기준에 잘 부합하면 훌륭하다고 한다 - 240


관계를 나쁘게 만들고 싶으면, 먼저 나의 기준이 상식이라고 여기면서 그 상식과 맞지 않는 언행을 하는 상대를 내 기준에서 잣대질을 한 후 그 사람보고 바꾸라고 계속 잔소리해보세요. 분명 성공하실 거예요. 내가 옳은 것만 보다가 그 옳은 것으로 인해 남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것은 못 보는, 그런 일이 없기를 기도합니다 - 240


우리가 남을 비판하면, 상대는 자신의 행동을 바꾸기보단 자신의 입장을 방어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정말로 상대를 바꾸고 싶다면 먼저 칭찬을 한 후 개선하길 바라는 점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말하세요. 그게 아니라면 남을 비판하면서 우월감을 느끼려는 것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내가 자주 우월감을 느낀다면 그건 내 안에 깊은 열등감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은 남을 소중하게 여겨요 - 241


텅 빈 큰 공간에 의자가 하나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보통 모양 있는 의자만 의식하고 모양 없는 텅 빈 큰 공간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의자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텅 빈 공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마음이라는 텅 빈 공간 안에 한 생각이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생각만 의식하고 생각의 존재를 가능하게 했던 그 텅 빈 마음 공간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본성을 깨닫는다는 것은 나쁜 생각을 좋은 생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고 생각이 생겼다 사라지는 텅 비고 고요한 마음 공간을 의식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 248


생각이나 느낌이 일어나기 이전에도 있었고 그것들이 사라지고 나서도 한결같이 있는 것은 바로 고요한 침묵이다. 침묵이 살아서 아는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생각이나 느낌도 고요한 침묵에서 나와 그 모습을 드러냈다가 시간이 지나면 침묵으로 사라진다. 따라서 고요한 침묵은 텅 비고 의미 없는 죽은 공간이 아니라 모든 생각과 느낌을 만들어내고, 그들이 존재하도록 그 공간을 제공하고, 사라지려고 하면 품어서 소멸하게 하는 자애롭고도 살아 있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깊이 들어가 고요한 침묵의 위치를 살펴보자. 우선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고요한 침묵을 느껴보자. 이 고요함은 몸 안에만 있는가, 아니면 몸 밖에도 있는가? 몸 안에 있는 고요함과 몸 밖에 있는 고요함이 다른 형태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그런 구분 없이 하나의 고요함으로 자리하고 있는가? 이번엔 고요한 침묵의 끝을 찾아보자. 끝에 도달할 수 있는가? 침묵 안에 한계가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자. 마지막으로, 고요한 침묵을 잃어버리거나 완전히 없앨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아무리 큰 소리가 나도 침묵은 이내 곧 회복되며 상처 입지 않은 본래의 고요한 모습으로 바로 돌아온다. 다이아몬드처럼 투명하면서도 깨트릴 수도 잃어버릴 수도 없는 고요한 침묵이 끝없는 우주에 가득하다. 부디 고요 속에서 깨어 있는 투명한 침묵과 만나시길 기원한다. 깊은 평온함과 영원한 자유, 생명의 원천과 따뜻한 사랑이 또 그 안에 들어 있다 -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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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 10점
혜민 지음/수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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