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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 용연구름다리 변하든 변하지 않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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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용연구름다리 변하든 변하지 않든


제주도를 처음으로 왔던 초등학교 시절, 가족들과 첫 나들이로 갔던 곳이 제주 용연구름다리다. 길다란 구름다리가 있다는 아빠의 말에 상상 속에서만 생각했던 곳을 처음 가봤고 근처 앞바다에서 자그마한 게를 잡으며 놀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이 아니더라도 제주 용연구름다리는 나에게 있어 꽤 익숙한 장소다. 중학교 친구와 고등학교 친구들, 그동안 교제했던 사람들과도 다녔던 이 길은 지금도 가끔씩 들리곤 한다.



"물이 이렇게 투명하고 예뻤었나?" 오랜만에 찾은 용연구름다리는 청정지역이라는 제주도의 타이틀에 걸맞게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용연구름다리는 찾은 사람들을 위해 공원도 새롭게 조성돼 가볍게 나들이를 즐기기가 더욱 좋아졌다.



제주 용연구름다리를 걷다 보면 몸이 위 아래로 날아다니는 기분이 든다. 다리를 건너 땅에 착지해도 그 느낌은 고스란히 몸에 간직되는데 이걸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또 다시 느끼이 위해 용연구름다리를 찾는 사람도 있다.



용연구름다리를 건너다 보니 바로 앞엔 방문객을 위한 먹거리 시설도 있었다. 예전만 해도 허허발발인 이곳엔 CU 편의점과 핵스테이크 카페가 있었다.



숙성시킨 비프 스테이크와 함께 대용량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용연구름다리 근처 핵스테이크, 이왕 나들이를 온 김에 허기도 채울 겸 이곳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생각보다 주문자가 많아 기다리는 시간만 15분 소요됐다.



핵스테이크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용연구름다리 앞 공원을 걷다보니 어느새 커다란 개 한 마리가 따라온다. 용연구름다리 앞에서 먹거리를 판매하는 아저씨가 주인이다. 커다란 몸짓과는 다르게 짖지도 않고 순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모습이 아련하다.



제주 용연구름다리 앞 공원을 걷다 보니 어느새 주문한 핵스테이크가 나왔다. 비프스테이크와 대용량 맥주 가격은 8,900원이다. 스테이크 밑에는 밥도 들어 있었는데 얼마나 양이 많던지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정도다.



요즘 미디어를 보면 길맥족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길거리나 공원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인데, 나 역시 용연구름다리 앞 공원에서 처음으로 길맥을 했다. 참고로 주변엔 쓰레기통이 없어서 탑동으로 가는 길에 있는 클린하우스에 정리했다.



핵스테이크를 다 먹고 용연구름다리에서 탑동으로 가는 길에 만난 지금여기제주 카페, 츄러스와 커피, 음료가 있는 곳으로 귀여운 남성 캐릭터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



평소에 츄러스가 그렇게나 먹고 싶었는데 집, 회사 근처 츄러스 가게만 가면 항상 품절이거나 운영을 하지 않아 먹지 못했다. 그러던 찰나 용연구름다리에서 츄러스 가게를 만나 어찌나 반가웠던지, 핵스테이크를 먹고 배불렀음에도 츄러스를 놓치지 못했다.



제주 용연구름다리 앞 지금여기제주 카페엔 디저트와 함께 제주바다를 본따 만든 캔들을 판매하고 있다. 집에 하나쯤 놔두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기 좋을 듯하다.



지금여기제주 카페에서 츄러스를 기다리는 동안 근처에 있는 조그마한 돌하르방이 독특해 보여 사진 한 컷,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지금여기제주 카페 츄러스는 딱 보기에도 기본적인 츄러스다. 따로 누텔라도 제공됐지만 그냥 먹기에도 좋다. 너무 달지도 싱겁지도 않고 바삭한 츄러스, 용연구름다리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디저트가 아닐까 싶다.



핵스테이크와 지금여기제주 카페 츄러스를 다 먹고 산책 겸 탑동까지 걸어가려고 했다. 제주 용연구름다리의 모습을 한 번 더 찍고 싶어 뒤를 돌아봤는데 깨끗한 물을 바라보니 마음마저 편해지는 기분이다.



첨벙첨벙 바다 소리를 들으며 걷는 용연구름다리 앞바다는 주말임에도 조용한 분위기다. 홀로 걷기에도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도 좋은 길, 나에게 있어 과거의 추억이 있는 길이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이 길을 걸을 때 장대같은 비가 쏟아졌다. 우산이 없던 난 그 비를 다 맞으면서도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것은 다시 시작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벌써 1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이곳. 



제주 용연구름다리 근처는 제주공항과도 가까워 5분마다 비행기가 지나간다. 제주도에 처음 와서 용담에 살았을 때만 하더라도 매일 비행기 소리를 들었었는데 연동으로 옮기면서부터 비행기의 웅장한 소리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님을 느꼈다.



첨벙거리는 바다 앞에서 낚시를 즐기는 아저씨는 무엇을 생각할까. 낚시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나 역시도.



제주 용연구름다리에서 탑동으로 가는 곳엔 동한두기라는 길이 있다. 여름철이면 이곳에서 회와 백숙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길을 걷다보니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라는 선술집 같은 카페 겸 레스토랑이 보였다.

이미 핵스테이크와 지금여기제주 카페 츄러스가 배가 불렀던 터라 다음을 기약하며, 참고로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카페에는 해물라면, 피자, 바베큐 등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설이와 함께 용연구름다리부터 동한두기를 이어 탑동까지 걸어가는 길은 강아지 산책 코스로도 나쁘지 않아 종종 찾을 것 같다.



제주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하나쯤 추억을 가지고 있을 이 길, 아주 가끔씩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땐 제주 용연구름다리를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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