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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케터 이승희 작가가 알려주는 '기록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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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이승희 작가가 알려주는 '기록의 쓸모'

 

 

※letter. S

 

페이스북을 처음 시작했던 2010년에는 나와 동시간대에 살고 있지만 머나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는 신기했고, 비슷한 또래의 친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에 더욱 집중했던 것 같아

 

당시 페이스북 친구로 알게 됐던 한 분은 치과에 다니며 온라인 마케터 활동을 시작했는데 여러 사진과 글을 통해 생각의 관점을 넓혀주는 모습이 나에게 있어서도 도움이 됐어

 

이후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그가 배달의 민족에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됐고 무기력에 빠졌던 나와는 다르게 자신의 일에 열심히하는 모습이 멋져보이더라

 

평소 SNS에 일상 생각에 관한 기록을 남기던 그(이승희 작가)가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올렸고, 나와 같은 30대 초반의 한 사람의 생각에 대해 알고 싶다는 마음에 주문해서 읽어봤어

 

이승희 작가의 '기록의 쓸모'는 부제 '마케터의 영감노트'처럼 그가 오랜 시간 마케터로 활동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생각을 담았는데 부지런하게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담지 못했을 내용이 많더라

 

기록의 쓸모, 기록의 시작, 기록의 수집, 기록의 진화라는 총 네 가지 주제가 담긴 책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록의 중요성'만이 담긴 게 아니라 마케터로 활동하거나 기록을 해야만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다들 실천하고 싶게 만드는, 책 속 내용조차 마케팅을 했다는 게 느껴졌어

 

초등학교 시절이라면 누구나 다 일기를 통해 기록을 했을 거야. 하지만 일기라기보단 억지로 해야 하는 숙제같았기에 기록의 습관을 들이지 못했던 건 지금에 와서도 무척 후회가 돼

 

학창시절, 20대가 된 이후의 삶을 매일같이 기록했더라면, 그때의 기록을 지금 보게 되면 손발이 오그라들 수 있겠지만 뼈저리게 후회했던 실수는 되풀이하진 않겠지

 

'기록의 쓸모'에서 말하는 기록이란 단순히 글을 적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유튜브 영상을 재생목록에 담는 등 모든 행동을 말해

 

그러고 보면 나 역시 SNS에 사진을 자주 올리고 블로그에 글을 쓰니 나름대로 기록을 잘했던 건 아닐까. 조금 더 확장해서 이승희 작가가 말한 '나답게 사는 삶'을 위해 제3자의 소개가 아닌 내 감정을 기록해보고 싶어

 

남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보다 내 인생을 알려주는 것. 그렇게 하려면 현재보다 더 열심히 살고 많은 걸 경험해야겠지. 그럼 지금보다 더 멋진 인생이 되지 않을까?

 

 

※기억하고 싶은 구절

 

#1 효용성이나 효과보다는 '기록'이라는 결과물 자체가 기록의 가장 큰 쓸모 아닐까 싶습니다. 남들에게 기록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면 가장 보람ㅇ 있는 기록의 쓸모일 테고요. 기록하는 시간은 자신을 객관화해주고 전보다 더 성실하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무엇보다, 기록을 남기는 삶은 생각하는 삶이 됩니다.

 

하나 덧붙이고 싶은 건, 기록을 통해 내 경험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쓸모도 찾을 수 있을 거고요. 모든 기록에 나름의 쓸모가 있듯 우리에게도 각자의 쓸모가 있으니까요 - 23

 

#2 감정을 기록하기 전에는 실용적인 기록을 많이 했다. 일하면서 알아야 하는 용어 정리, 업무 메뉴얼 같은 기록들, 첫 직장이었던 병원에서 진료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치과 용어가 뭔지, 환자들에게 어떻게 상담해야 할지 하나도 몰랐던 나를 살려주었던 것은 수첩에 적어둔 메모였다. 작은 수첩을 유니폼 주머니에 넣어 다니며 들리는 대로 적고, 저녁에 집에 오면 모르는 내용을 검색해서 공부하고 다시 블로그에 기록해두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나의 업무일지를 적었다 - 43

 

#3 빈칸을 보면 아득해진다. 확실히 주관식은 버겁다. 어렵데 답을 써 내려가고, 답을 찾았다고 생각해서 신나게 살다 보면 또 어느 순간 시험 볼 시키가 다가온다. 비워진 답인지 앞에서 난 또 어떤 답을 써야 할지 고민할 게 뻔하다. 그럼에도 '주관식'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좋은 직장, 좋아하는 일, 좋아하는 사람들, 생각해보면 내 주변에는 좋은 것들이 참 많다.

 

어렵게 주관식을 풀어온 노력이 나를 비교적 행복하고 안전한 삶으로 이끌어준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지금 내 앞에 또 질문지가 놓였다는 것은 지난번에 쓴 답의 유효기간이 끝났다는 뜻이겠지. 물론 이번에도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이다. 이제는 가능하다면 회사 이름이 아닌 내가 하는 일이 나를 수식할 수 있도록 답을 쓰고 싶다. '○○의 이승희'가 아니라 '이승희의 ○○'이 될 수 있도록, 내가 좀 더 선명해질 수 있도록 - 130

 

#4 '의도'를 가지고 들여다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곳도 다르게 보인다. 영감탐헌단에서 그동안 몰랐던 서울의 재미를 찾고 기록하는 일이 그랬다. 그렇게 재해석된 서울은 내가 알던 서울과 전혀 달랐다. 서울만큼 동네마다 특징이 잘 살아 있는 도시가 있을까? 가는 곳마다 생각의 채도가 달라지는 서울은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그 자체로 영감의 도시였다.

 

우리는 서울의 공간이나 동네를 돌아보며 각자의 감상과 생각을 나누고, '우리가 이 도시에서 무엇을 해볼까요?'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기도 했다. 영감은 불완전한 것이지만 완전한 것이기도 하다. 내 안의 어떤 생각과 만나느냐에 따라 영감의 최종 모습이 달라진다. 우리는 이런 대화로 서로의 영감탐험을 북돋았다.

 

"영감을 발견하려면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무엇이 좋았는지 스스로와 대화를 나눠야 하며, 내 활동범위보다 더 넓게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영감을 얻으려면 시간을 내야 한다."

 

영감탐험단 활동을 하며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했던 메시지는 '지속가능성'이었다. 트렌디해 보이는 것들보다 내 마음에 계속 남는 것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더불어 이 시대를 산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일임을 잊지 말 것. 영감탐험단이라는 이름 때문에 응모하지 않았더라면, 인생에서 또 하나의 소중한 영감을 놓칠 뻔했다 - 143

 

#5 '자리B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만남은 노홍철 님이다. '좋은 경험'이라는 취지로 진행되는 자리B움답게 노홍철 님이 꺼낸 주제 역시 경험! 가보지 않은 시간이 늘 궁금한 법이므로 우리는 노홍철 님에게 40대의 삶은 어떻냐고 물었다. 그는 늘 그렇듯 호기심 넘치는 눈으로 답했다.

 

단언컨대 40대는 30대만큼 재미있으며 앞으로 더 재미있을 거라고. 20대, 30대, 40대가 될수록 확실히 체력은 떨어지지만 그만큼 경험치가 쌓인다고. 어릴 적에는 무언가 하기 위해 10을 써야 했다면, 40대인 지금은 7을 이미 알고 시작한다는 대답이 매우 흥미로웠다. 경험해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7인 셈이다.

 

마케터들은 기본적으로 '경험자산주의자'다. 하나라도 더 보고 듣고 경험하려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경험을 최고로 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러는 게 맞나 가끔 흔들리기도 한다. 무조건 하고 보자는 무한긍정주의가 미래에 대한 두려음으로 뒤바뀌는 순간이랄까.

 

노홍철 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줄곧 외쳐온 '경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가 말한 '7'은 어쩌면 새로운 것에 열광하고 감동하는 와중에 자기도 모르게 차곡차곡 쌓인 경험치일 것이다. 무언가를 시도하고 모험하는 시간 못지않게, 그것을 내 안에 녹이는 진중한 시간을 갖는 것도 경험의 또 다른 묘미다. 경험해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7. 할까 말까 망설일 때마다, 내 기억에서 끄집어내는 한 줄의 기록이다 - 189

 

#6 습관이 만들어지려면 기본적인 체력이 있어야 한다. 기록에도 체력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내가 정의하는 '기록 체력'은 신체의 형태와 기능을 기반으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기록력을 유지하는 힘이다. 변화에 반응하는 일종의 방어적 능력이다. 정의야 어찌됐든, 기록을 하려면 정신과 신체가 두루 튼튼해야 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하지 않던가, 신체가 건강해야 기록도 경쾌하게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체력이 좋은 사람은 기록 체력도 금방 붙는 것 같다 - 204

 

#7 특별하게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의 눈과 손을 거치면 별것 아닌 것도 특별해지듯, 뭉툭함을 다듬어 뾰족하게 만드는 것은 태도에서 시작된다 믿는다. 태도라 말하니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른 말로 하면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 바라보는 힘'이다. 영감을 얻으려면 집요한 관찰이 필요한데, 집요한 관찰이란 결국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 바라보는 힘 아닐까. 거리에서 들리는 음악이,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내게 '의미'가 될지 아닐지는 나의 태도에 달렸다. 얼핏 쓸데없이 보이는 것도 쓸모 있게 만드는 사람이 마케터인 것처럼. 세상에 하찮은 것은 하나도 업다. 하찮다고 바라보는 태도만 있을 뿐 - 224

 

#8 나의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누군가와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그리고 생각을 넓고 길게 하며 살아가기 위해, 짧게 쓰는 SNS에 익숙해지다 보면 점점 긴 글을 못 쓰게 될지도 모른다. 습관이 무섭거든. 우리는 엄청난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에 살며 많은 정보를 공유하지만, 그만큼 쓰고 생각하는 시간은 줄어드는 듯하다. 나도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의 넓이와 깊이가 좁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새삼 섬뜩했다. 어휘력 부족으로 생각의 한계에 갇혔던 과거의 경험은 내 미래에 보내는 경고가 아니었을까? - 250

 

#9 누군가는 '혼자 열심히 일기를 써도 되는 거 아니야? 굳이 기록이라고 거창하게 불러야 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경험으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나만의 언어를 가지려면 기록이라는 형태를 간과할 수 없다는 것. 그런 맥락에서 '나답게 사는 삶'의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기록의 힘이라 믿는다 -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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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쓸모:마케터의 영감노트, 북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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