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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깟 고기국수 하나가 뭐라고 여태 사드리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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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랜만에 하귀에 있는 아버지 집을 찾았다.


우리가 오자 아버지는 준비한 것이 없다며 근처 돈까스 가게에서 돈까스와 나베를 사주셨다.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와서 아버지와 TV를 보다가 나에게 질문을 하셨다.


"제원 쪽에 있는 그 고기국수집인가? 거기 맛있냐?"


나는 단번에 아버지가 물은 곳이 올레국수임을 알았고 "그냥 그래. 왜?"라고 물어봤다.


"육지에서 아는 분이 묻길래 기다리는데 엄청 오래 걸렸다고 하더라. 그렇게 맛있냐?"


"맛 괜찮지. 고기도 듬뿍 있고 무엇보다 김치가 맛있더라"


그냥 흘러가는 대화였지만 막상 생각해보니 난 여태껏 그 국수집을 꽤 많이 갔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아버지와 간 적이 없다. 그깟 고기국수 하나가 뭐라고 여태 사드리지 못했을까.


나이가 점점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는 이 시점에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든다.


예전부터 홀로 있는 아버지 생각에 "잘 해드려야지"라고 몇 번을 다짐했었는데


최근 허리가 아파 병원을 1~2달을 일도 못한 채 병워만 갔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바쁘다는 사소한 핑계로 아버지와 함께 병원도 가주지 못했다.


매번 '이젠 잘해드려야지', '불효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만 할 뿐 난 여전히 철부지인가보다.


고기국수가 아니더라도 아버지에게 식사를 자주 대접해드려야 하는데.


왜 매번 생각만 해서 이렇게 우울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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