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부 오름의 여왕 다랑쉬오름 다녀온 후기
평소 호기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길을 따라 걸을 때면 매번 같을 곳을 걷기보단 이전에 가보지 않았던 골목을 찾아 다니곤 했다. 그렇게 하다보면 평소에는 몰랐을 풍경을 보거나 이전에 없었던 음식점이나 카페를 발견하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후 다음을 기약한다.
차를 타서는 만나보지 못할 풍경을 볼 때면 짜릿한 느낌이 들곤 하는데, 지난 겨울 올레길 코스를 걸을 때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집까지 걸어갈 때 마주치면서 봤던 소소한 기억은 지금 당장이라도 걷고 싶게 만든다.
6월이 찾아오면서 제주도는 날씨가 더워졌고 반팔을 입고 다니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다. 폭염이 오기 전에 오랜만에 오름을 가보려고 찾아보다가 이전부터 말로만 들었던 제주 다랑쉬오름을 도전해봤다.
제주 동쪽 구좌읍 지역에 있는 다랑쉬오름은 동부 오름의 여왕이라 불리는 곳으로 여행객이 많이 찾는 용눈이오름, 아부오름, 안돌오름보다 높으며 그만큼 올라가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길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 바로 앞에 있는 아끈다랑쉬오름 너머 성산일출봉, 우도, 지미봉 전망을 계속해서 만나볼 수 있는데 그 경치를 보고 있으면 힘든 것도 잠시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제주 다랑쉬오름에 갔던 날에는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온 후 가지고 간 DJI 매빅2프로 드론으로 주변 경치를 담고 왔다. 150m 고도 제한이 걸려 있었고 바람이 많이 불었기에 짧은 시간 동안 아끈다랑쉬오름과 용눈이오름 풍경을 담고 왔다.
제주 구좌읍 가볼만한곳 다랑쉬오름은 제주공항에서 차를 타고 가면 약 57분 거리(43.2km)로 비자림 맞은 편 도로에 있다. 주변 명소로는 아끈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 외 수많은 동쪽 오름을 만날 수 있으며 여행객이 많이 찾는 종달리 마을과도 가깝다.
제주 다랑쉬오름은 오래 전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분석구로 해발 382m, 비고 220m, 분화구 깊이 110m, 분화구 둘레 1,500m이며 높은 해발과 화산체의 특징을 갖고 있어 동쪽 오름의 여왕, 월랑봉이라 불리기도 한다.
오름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는 편백나무, 삼나무, 리기다소나무, 비자나무, 왕벚나무를 볼 수 있으며 큰오색딱다구리, 매, 노루, 절굿대, 자주쓴풀, 꽃향유, 물매화, 미역취, 달걀버섯, 예쁜술잔버섯 등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제주 구좌읍 가볼만한곳 다랑쉬오름은 위 사진에 보이는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입구에서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걸리는 소요시간은 약 30분 정도이며 계단을 제외하곤 힘든 구간은 없으나 여름철에 간다면 생수 한 병을 사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나같은 경우에는 카메라에 영상촬영 장비까지 가져갔기에 따로 생수를 챙기지 못했는데 이곳에 오기 전 커피를 마시고 온 터라 힘들지는 않았지만 정상에 다다를 땐 시원한 물이 마시고 싶었다.
길을 따라 오름 정상까지 올라가는 동안에는 다랑쉬오름 앞에 있는 아끈다랑쉬오름과 멀리 성산일출봉, 우도, 지미봉(지미오름)을 만날 수 있다. 이날은 날씨가 흐린 터라 가시거리가 짧았지만 햇빛이 쨍쨍한 날보다는 사진 찍기가 더 좋았다.
제주 다랑쉬오름 정상에 가려면 위와 같은 길을 끝없이 올라가야 한다. 그렇기에 이곳에 가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운동화를 착용해야 하며, 다리나 무릎이 불편하신 분들이라면 하산할 때가 더 힘들기에 추천하고 싶지 않다.
또한 비가 내린 다음날에는 진흙이 많을 수 있으므로 제주도 여행 중 이곳을 찾는다면 레인 슈즈커버를 따로 챙겨서 착용 후 올라가야 신발이 더러워지지 않겠다.
오후 1시쯤인데도 날씨가 흐려서인지 살짝 어두웠지만 제주 구좌읍 가볼만한곳 다랑쉬오름 중간 지점에서 만난 풍경은 동쪽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눈앞에 있는 아끈다랑쉬오름은 높이 58m로 다른 오름에 비해 쉽게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아끈이란 제주도 말로 '작은'을 뜻하며 정상에서는 지미봉, 우도, 두산봉, 성산일출봉, 식산봉, 은월봉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 한 번 올라가봐야겠다.
제주 다랑쉬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중간부터는 계단이 없었으며 길이 가파르기 때문에 옆에 있는 끈을 잡고 올라가야 안전하다. 제주 서쪽에 있는 새별오름만큼 가파르진 않기에 크게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길었고 끊임없이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기에 이때부턴 지치기도 했다. 하지만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아끈다랑쉬오름을 더욱 넓게 볼 수 있었기에 전망만큼은 최고라 할 수 있었다.
정상에 다다를 때쯤 보이는 계단에 깜짝 놀라고 이것만 오르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올랐는데 또다시 길이 나타났다. 끝이 있긴 있는 걸까라는 생각에 아무 생각없이 길을 따라 걸었더니 어느새 정상이 보였고 더 이상 힘든 구간이 없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제주 구좌읍 가볼만한곳 다랑쉬오름 정상에는 망곡의 자리라는 곳이 있다. 1720년 조선시대 당시 제주도 성산 고성에 살았던 홍달한이라는 분이 숙종 임금이 승하하자 이곳에 올라가 북녘 하늘을 바라보며 애곡했고 이후 분향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다.
제주도에 있는 오름 정상에 가보면 위 사진에 보이는 측량 시설물을 만나볼 수 있다. 제주 다랑쉬오름에는 1993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측량 시설물이 있었다.
오름 정상에서는 왼쪽으로 분화구 너머 용눈이오름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으며 오른쪽으로는 다랑쉬오름 주변에 있는 오름을 계속해서 만나볼 수 있었다.
제주도는 서쪽보다 동쪽에 오름이 많은데 올라갈 수 있는 곳과 오르지 못하는 오름도 많다고 한다. 그중에서 다랑쉬오름은 두 번째로 높은 오름이기에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가장 좋은 곳라고 볼 수 있다.
오름 정상에 도착했다면 앞쪽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한 바퀴를 돌면서 경치를 감상하면 된다. 정상 가운데에는 한라산 백록담을 연상시키는 분화구가 있었는데 아래쪽에는 누군가 돌탑을 쌓아둔 흔적을 멀리서 볼 수 있었다.
따로 길이 있지 않은 곳에 돌탑이 쌓아져있다는 게 무척 신기해서 주변을 돌며 길을 계속 찾아봤으나 아무리 봐도 내려가거나 올라올 수 있는 길이 없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경사가 가파르기에 (110m) 그냥 내려가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누가 쌓았는지 무척 궁금해졌다.
제주 구좌읍 가볼만한곳 다랑쉬오름은 정상에 도착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약 15분 정도 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야만 모든 곳을 다 봤다고 말할 수 있다. 올라오는 길만큼 힘들진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해발 382.4m 높이라 바람이 많이 불었기에 모자를 쓰고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정상에서 길을 따라 한 바퀴를 돌고 하산할 때쯤 마지막으로 만난 아끈다랑쉬오름은 힘겹게 올라오는 동안 계속 봐서 그런지 어느새 정감이 가기도 했다.
제주 다랑쉬오름에서 다시 입구로 내려오는 길은 약 10분 정도 소요됐으나 길이 가파르기에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나중에 하산 후 스마트시계로 측정된 내용을 확인해보니 계단 71층을 올라간 것과 맞먹는 높이라서 무척 놀랐다.
하산 후 내려오는 길에는 예쁜 보라빛 꽃을 볼 수 있었는데 스마트폰 식물 SNS 모야모에 물어보니 엉겅퀴라고 했다. 참고로 엉겅퀴는 약용으로 쓰이며 혈액응고 및 간해독 작용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제주 구좌읍 가볼만한곳 다랑쉬오름 입구에서 공중화장실로 가는 길에는 탐방안내소가 있으며 음료수 자판기도 설치되어 있었다. 탐방안내소로 들어가면 제주도의 용암동굴과 지질과 관련된 사진, 설명을 볼 수 있기에 이곳에 간다면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제주 다랑쉬오름에 올라갔다가 내려온 다음에는 DJI 매빅2프로로 드론 촬영을 시도했다. 원래라면 정상에 올라가 드론을 날리려고 했으나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시도하지 못했다.
드론을 날렸을 때는 고도 150m 높이까지 올렸으나 바람이 많이 분다는 경고 메세지가 계속 떠서 멀리까지 날리진 못했기에 다랑쉬오름 전체 풍경을 담아내지 못해 아쉬웠다.
이날 드론 촬영의 목적은 고도 150m에서 전체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아끈다랑쉬오름이 목표였다. 하늘에서 바라본 아끈다랑쉬오름은 하트 모양의 길이 있었는데 다랑쉬오름 정상에서는 보지 못했던 묘지도 만나볼 수 있었다.
드론 촬영을 하는 김에 제주 구좌읍 가볼만한곳 주변 경치도 함께 담아봤다. 성산일출봉과 지금은 올라갈 수 없는 용눈이오름도 볼 수 있었으며 제주도 시골마을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풍경은 그림 작품을 감상하는 듯했다.
항공뷰로 담아본 제주 다랑쉬오름 주변 모습이다. 바람만 안 불었다면 오름 정상에서 분화구 모습도 항공뷰로 찍어볼 수 있었을 텐데 다음에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다른 각도에서 드론 촬영을 시도해보고 싶다.
제주 다랑쉬오름은 입구에서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한 바퀴를 돌고 다시 내려오기까지 총 소요시간 1시간이 걸렸다. 계단 구간은 조금 힘들지만 그 고비만 잘 넘긴다면 예쁜 경치를 만나볼 수 있기에 제주 동쪽 오름으로 가볼만한곳을 찾는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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