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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승희 작가 셀프인터뷰 책 '질문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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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작가 셀프인터뷰 책 '질문 있는 사람'

 

 

2020년 '기록의 쓸모'를 시작으로 이승희 작가의 신작이 나오면 그때마다 주문해서 읽곤 한다. 수많은 작가 중에서 이승희 작가의 책에 관심이 있는 이유는 나와 비슷한 또래에 규모과 분야는 다르지만 서로 마케터라는 직업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는 다른 곳에서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서 볼 때면 자칫 놓치거나 보지 못했을 정보를 알 수 있고, 소품이나 아이템을 수집하는 취미와 더불어 여행을 좋아하는 모습에서도 비슷해 친근감이 든다. (심지어 MBTI E와 I가 반반인 것도 같다)

무엇보다 치과 마케팅으로 시작해 배달의민족 우아한형제, 네이버 마케팅센터에서 오랜 시간 마케터로서 활동한 한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배우고 싶어 온라인 도서 쇼핑몰에 관심작가로 설정해놨는데 최근 셀프인터뷰를 담은 '질문 있는 사람'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구매 후 읽어봤다.

총 100개의 셀프인터뷰를 담은 '마케터 숭' 이승희 작가의 책 '질문 있는 사람'에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케팅 일을 하며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담아냈다.

전작 '기록의 쓸모', '별게 다 영감', '일놀놀일'과 비교하면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이에 더해 새로운 생각과 최근에 있었던 사건과 결혼 생활 등을 담아내어 하나의 성장 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도 주었다.

책 '질문 있는 사람'에서는 크게 네가지 주제와 에필로그로 100개의 셀프인터뷰를 모아놨다. '지금의 나를 들여다보는 질문들', '좀 더 빨리 했으면 좋았을 질문들', '앞으로 자주 해야 할 질문들', '언제가 나를 이끌어주는 질문들'은 사회 생활을 시작한 초년생이 알았으면 좋은 내용, 나처럼 직장 생활을 한지 10년이 넘은 사람들 중 앞으로 성장과 발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길을 제시해준다.

마케터이기에 마케팅 관점으로 작성한 내용이 많지만 하루의 일상부터 회사 생활, 경험, 기록, 글쓰기, 불안, 인관관계, 소비, 독서 습관, 번아웃 극복, 돈, 인생 계획, 여행, 나다운 것 등을 셀프 인터뷰로 알려주기에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 생각이 들었다.

'마케터 숭' 이승희 작가의 '질문 있는 사람'을 읽으면서 머릿 속에 간직해온 고민 중 하나인 '가짜 경험'에 대해 가장 공감이 됐다.

최근에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인지, 다른 사람의 말과 생각을 그대로 인용한 타인의 생각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본인의 경험이 아닌 제3자의 경험을 마치 자기가 한 것처럼 말하는 것이 나쁘다고 볼 수 없지만 심각한 문제는 그 경험과 생각이 가짜뉴스가 대부분이라는 거다.

그 가짜뉴스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말해놓고 시간이 흘러 틀린 정보임을 아는데도 자존심에 계속해서 믿는 사람들을 볼 때면 '가짜 경험'이 주는 폐해를 알 수 있고, 나 역시도 대화를 할 때 함부로 부풀려 말하거나 가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한 점에서 이승희 작가가 책 '질문 있는 사람'을 통해 언급한 '나쁜 경험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계속 질문해야 한다'는 말이 가장 공감이 됐다.

나 역시 언젠가 마케터 숭처럼 100개의 주제로 셀프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 아직까지 경험이 부족하고 지식 또한 많이 쌓지 못하였기에 현재로서는 공감가는 주제를 담을 수 없지만 지금보다 더 노력하는 삶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남겨보고 싶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질문하는 시간은 영감이 되기도 하고, 성장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고 싶은 도전 앞에서 망설여질 때, 나만의 뾰족한 것은 대체 어디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을 때,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을 때, 내 안에서 나은 질문은 마치 나도 몰랐던 방향타인 것 같이 든든해진다.

무엇보다 좋은 질문은 누군가와 의미 있는 대화를 마련해주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나를 데려가주기도 한다. 어쩌면 나의 일상을 바꾸는 건 답이 아닌 '좋은 질문'이 아니었을까 - 4

무언가를 잘하는 것보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게 훨씬 더 어려운 것 같다. 내 정의에 따르면 매력적인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것으로 캐릭터를 드러내다가도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자신을 변주하는 사람이다.

본업, 부업, 취미, 특기처럼 그 사람의 삶 전반에서 볼 수 있고, '그 사람답다'는 말과 닮았다는 점에서 매력은 퍼스널브랜딩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 24

일 잘하는 마케터는 조금 다르다. 협업을 잘하고 실무를 잘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기준이다. 이에 더해,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는 노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맥락을 잘 파악하고, 그 맥락 속에서 타이밍을 잘 잡는 사람. 그래서 나는 일 잘하는 마케터는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영역에서나 필요한 태도지만, 마케터는 특히 더 귀찮아하는 기준이 아주 낮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당연하게 여기는 것마다 다시 살펴보고, 의심하고, 질문해야 한다 - 44

인플루언서는 오로지 자기 자신을 통해 영향력을 만들어낸다면 마케터는 그 시장에서, 그 시장을 만들어온 이들과 함께 임팩트를 만든다는 차이가 있다.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일 잘하는 마케터로서 존재감을 갖고 싶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혼자서는 못하는 일이라서 함께하는 것에 가깝다. 커피 업계든, 배달 업계든, IT 업계든, 그 큰 업게를 나 혼자 좌지우지할 수 없지만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임팩트를 주고 싶다. 그때 나의 존재감이 도움이 되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고 - 61

자신이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지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나를 잘 알면 다른 사람에게 맞출 것도 없이 그 자체로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나는 그 스스로를 '마케터'라고 생각한다. 이승희=마케터, 그래서 언제나 내 무게중심은 상대방에게 좀 더 기울여져 있다. 상대방의 의견을 유심히 듣고, 취향을 발견할 때,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았을 때, 나는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

애초에 나는 상대방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사람, 해주면서 성취감을 얻는 사람이다. 무게중심이 남에게 약간 기울어져 있는 게 나인데, 시대에 맞춘다며 억지로 나에게 무게중심을 가져오려고 하면 그게 더 힘들고 불행한 일 아닐까 - 65

처음부터 자신의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를 툭 꺼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영상을 보고, 책을 읽고, 좋아하는 것이나 싫어하는 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아닐까. 그러다 보면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날이 온다.

단순히 연예인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만 봐도 그렇다. 그 연예인이 나에게 뭔가 해줄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처럼 살고 싶거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만나기도 힘든데 힘껏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데는 그 사람에게서 나만이 느끼는 포인트가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기에 결국 나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남에게서 시작하지만 나로 귀결되는 것이 모든 콘텐츠의 마력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스스로 셀프 인터뷰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꺼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 86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날 선 조언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속 그것을 좋아할 수 있도록, 그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어 하면서도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데 시간 쓰길 주저하고 아까워하는 것 같다. '일'이니까 어쩔 수 없이 효율을 따지게 된다면, 그럴수록 '좋아하는'에 집중해서 다르게 봐야 한다 - 119

사람은 누구나 하나쯤 '이미 엎질러진 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없더라도 언제든 생길 수도 있는 문제다. 심리상담을 하면서 그런 문제는 해결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내가 엎지르지도 않았는데 공들여 닦을 필요도 없고 말이다. 그냥 '물이 엎질러졌구나' 하고 드령다보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 당장 달라지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엎질러진 물은 결국 마를 테니까 - 155

'생각'이라는 말을 잘 생각해야 한다. 손에 잡히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으니까 내 생각인지 네 생각인지 헷갈릴 때가 많은 것 같다. 내가 스스로 생각해낼 수 있어야 '생각하는 힘'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되물을 것 같은데, 유튜브에서 본 유현준 교수님, 송길영 부사장님의 말씀에 빌려보면 '생각하는 힘'이란 이런 거다.

'천 개의 책을 읽어도 질문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냥 천 명의 생각을 읽은 것과 같다' 책을 읽으면서 질문하고, 나 자신은 어떤지 돌아보고 생각하는 것, 천 권을 읽으면 천 개의 생각을 떠올릴 줄 아는 게 '생각하는 힘'이다. 책을 잘 읽는 법이란 곧 생각하면서 읽기, 질문하면서 읽기와 같다 - 169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어느 정도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좀 더 큰 집에 사느냐 작은 집에 사느냐 하는 차이야 있겠지만, 돈이 아무리 많아도 하루에 열 끼를 먹을 수 없고, 하루 24시간 이상의 시간을 살 수도 없다.

주어진 시간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표현력이 클수록 비슷한 삶은 좀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자신이 어떻게 은유하면서 살아가는가에 따라 삶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풍요로운 삶은 풍요로운 생각과 표현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 176

보고 나서 '경험 하나 했다' 하고 그칠 것이 아니라 "'내가' 한다면 어떨까"라고 생각해야 한다. 책이든 유튜브든 어떤 매체에서든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 대중이 따르는 사람들은 모두 명확하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그래야 말하는 사람의 전문성이 살고, 듣는 사람도 마음 편히 믿을 수 있으니까. 편해서든 그들의 단호함에 기가 눌려서든, 받은 대로 받아들이다 보면 자신만의 색을 찾기도 전에 잃게 된다. '근데 이게 맞나, 나는 어떻게 생각하지?' 하며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는 건 간접경험에, 아니 모든 경험에 해당되는 중요한 포인트다 - 226

부부든 친구든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생각의 싱크로율'를 맞추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야 함께 더 많이 대화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가치관을 단단하게 다지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

이때 중요한 건 속도다. 방향만 크게 다르지 않다면, 서로의 속도를 존중해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한 사람만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게, 둘 다 정체되지 않고 지치지도 않도록, 사랑에서 이해로, 이해에서 성장으로, 성장에서 믿음으로 - 268

흔히 말하는 '느낌적인 느낌'에만 머물러서 '안다'고 착각하는 것, 가짜 경험은 나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 영상이든 인스타그램의 카드뉴스, 온라인에 떠도는 무료 PDF 등 콘텐츠가 너무 많다. 좋은 자료를 후루룩 보기만 해도, 갖고 있기만 해도 '안다'고 생각될 때도 많다.

스스로 생각해야 할 주제를 대신 요약 정리해주는 사람도 많다. 보다 보면 익숙해지고, 너무 익숙해서 내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이건 마치 글쓰기에 대한 강연을 본 후 '난 이제 글쓰기 안다'고 하는 것과 같다. 나의 글을 한 줄도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알고 있는 것이 과연 나의 언어와 행동으로, 결과물로 구현해낼 수 있을 만큼 아는 건지 돌아보자. 그렇지 않다면, 나쁜 경험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계속 질문해야 한다. 어떤 경험이든 경험 자체에는 죄가 없다 -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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