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배달의 민족 '배민다움'을 쓴 저자 홍성태 교수는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미주리대학교에서 3년 동안 조교수로 재직했다. 미주대학교 재직 당시 탁월한 강의 덕분에 올해의 교수로 선정되었으며, 국내에 돌아와서도 학교 및 많은 기관에서 우수강의 교사로 늘 꼽혔다. 한국마케팅학회의 학회지 '마케팅연구'의 편집장을 역임하였고, 한국마케팅학회 회장을 비롯, 한국경영학회 부회장, 한국디자인경영학회 부회장 등을 맡으며 학회 활동 역시 활발히 하고 있다.
# 책을 읽은 이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SNS 활동을 하며 배달의 민족을 알게 됐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어디서든 간편하게 주문 음식을 배달할 수 있어 종종 이용했다. 페이스북 친구 중 배달의 민족에서 근무 중인 분을 통해 '배민다움'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마케팅 쪽 관련 업무를 하는 나에게 있어서도 배달의 민족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배민다움'을 통해 여러 도움을 받고 싶어 한정판을 구매했다. '배민다움' 한정판 구매 시 책과 함께 오는 사은품인 종이 철가방, 2017년 일력도 책을 구매하는 데 한몫을 했다.
# 줄거리
'배민다움'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마케팅을 잘한다고 소문이 난 배달의 민족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 홍성태 교수와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유행어가 떠오르는 배달의 민족 창업가인 김봉진 대표의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됐다. 일명 B급 문화를 선호하는 '배민다움'에서는 전용 서체를 개발해 누구나 쓸 수 있게 하고, 회사 이름으로 신춘문예를 하거나 최고의 의류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서울패션위크에 참가, 블랙후라이데이라는 기상천외한 이벤트를 통해 치킨 대란을 일으킨 배달의 민족에 관한 모든 내용을 만날 수 있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된 배달의 민족의 창업 이야기부터 외부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 회사 발전을 위한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것과 내부 브랜딩을 통해 조직을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재미난 카피로 SNS에 큰 화제를 모았던 다양한 포스터 속 패러디에 관한 내용부터 한때는 언론에서 크게 문제가 됐었던 배달의 민족 수수료에 대한 김봉진 대표의 솔직한 이야기, 회사 고유의 서체를 통해 이룰 수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기업 이름을 적지 않아도 모두가 '배달의 민족이구나'라고 알 수 있게 하는)도 이야기하고 있다.
# 느낀 점
2016년 마케팅에 관한 일을 하게 된 나에게 있어 배달의 민족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 '배민다움'은 여러 가지로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됐다. 마케팅 업무를 하는 데 있어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판매할 수 있으며, 사람들을 감동하게 할 수 있을지 책을 읽으며 여러 상상을 하는 재미도 있었다.
사람들에게 있어 한 번 이용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용하게 하는 배달의 민족의 문화와 철학은 한 번쯤 꼭 다녀보고 싶은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IT 기업 구글이나 우리나라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처럼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나름대로의 규칙을 통해 직원들을 생각하며 행복감을 불어 넣어주는 김봉진 대표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의 여러 기업과 회사를 보면 배달의 민족의 반의 반도 따라가지 못할 곳도 많다.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을 그저 하나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곳도 있다. 진정 자신의 회사를 발전시키고 금전적으로 크게 키우고 싶은 CEO라면 직원의 행복을 우선시해야 하지 않을까 '배민다움'을 읽으며 느끼게 됐다. 한 회사의 CEO라면 꼭 읽어봐야 할 마케팅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었다.
이와 함께 마케팅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계획만으로 되는 마케팅은 없으며, 소소한 이벤트 하나를 하더라도 회사의 문화와 코드에 잘 맞춰야 한다는 '배민다움' 속 이야기는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그동안 마케팅 업무를 하며 너무 틀에 박힌 생각만 한 게 아닌가 싶었다. 여러 관점에서 봤을 때 수치와 목표뿐만 아니라 문화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배달의 민족의 '배민다움'을 나도 이뤄보고 싶었다.
# 기억하고 싶은 구절
비전이나 꿈과 같은 거창한 얘기를 하지 않아도 무에서 시작하는 창업자들에게는 '재미'가 그들을 움직이는 큰 동력임을 알 수 있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은 그의 책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에서 비즈니스와 인생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많은 창업가를 만나봤지만 주식을 공개해서 큰돈을 쥔 후 손을 떼려고 하거나 상장까지만 하고 그만두려는 사람 중에 끝까지 잘된 사람은 거의 못 봤다.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사업을 키워나가는 엄청난 에너지의 근원은 재미와 즐거움이었다. 창업하려는 일이 개인적으로 지독히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접는 편이 손해를 줄이는 방법일지 모른다 - 22
비지니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디자인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깨달았어요. 비즈니스가 성공해야 그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디자인도 성공해요. 비즈니스가 망했는데, 디자인만 성공할 수는 없잖아요. 전후 관계가 다르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경영자들은, 브랜딩과 디자인을 매출을 높이는 도구로 쓰잖아요. 저는 반대예요. 제가 만들고 싶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사업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도 이 브랜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사업을 잘해야 해요 - 23
아이디어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아니라 문제 자체를 찾는데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문제점을 보는 데 집중하기보다 해결책을 먼저 찾을 떄가 많잖아요. 무엇이 문제인지는 나중에 거꾸로 논리적으로 설명을 붙이죠. 그러니까 무의식중에 '이게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고 나서 왜 그랬으면 좋겠냐고 물으면, 문제점은 그다음에 이야기하는 거죠. 순서가 바뀌었어요. 문제점을 제대로 찾아야 해결책이 나오는데, 해결책을 먼저 보고 문제점을 끼워 맞추려 하는 거죠 - 28
보통 창업자들이 '나는 이 문제를 이렇게 해결하려고 창업했다'고 이야기들 하잖아요. 열심히 듣다 보면 '저게 정말 해결해야 할 문제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가끔 30분 넘게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나서 제가 조심스럽게 물어볼 때도 있잖아요. '그거 꼭 해결해야 되는 문제였어요? 해결 안 해도 되는 것 아니에요? 그게 진짜 문제인가요?" 하고요. 자기가 느끼기에 이게 진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지 솔직하게 자신에게 물어보면,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것을 논리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그다음에 문제를 찾는 거죠. 창업을 할 때 문제점을 제대로 찾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29
타이밍을 잡기 위해 규모를 작게 하고 빠르게 테스트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빨리 해보고 아니면 뒤로 빠지고, 그렇게 여러 번 해보는 거죠. 작게는 프로모션, 크게는 사업을 할 때 처음부터 많은 자원을 투여하지 않으면 실패하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거든요. 큰 의사결정일수록 사전에 여러 번 작은 시도를 해야겠죠. 가령 50억짜리 사업을 하는데 바로 들어가면 반드시 문제가 생겨요. 작은 규모로 치고 빠질 수 있어야 하더라고요 - 54
일할 때는 정확한 팩트에 기반을 둔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고, 그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겠죠. 그다음 필요한 게 열정이라고 봐요. 처음부터 열정만 넘치면 주변 사람들까지 부담스러워져요. 막연한 열정을 가진 분들이 와서 이야기 하면 저도 뭘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자기도 뭐가 되고 싶은지 모르는데 제가 어떻게 도울 수 있겠어요 - 59
유명인에 비유하자면, 손석희 앵커보다는 개그맨 박명수가 맛집을 더 많이 알 것 같지 않나요? 예를 들어 모든 것을 바르게 알고 항상 정확한 검색결과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네이버는 손석희 같죠. 모르는 걸 물어보면, 알고 있는 걸 다 말해줄 것 같은 사람이요. 그런데 배민은 조금 모자란 듯 보여도 친근한 형 박명수가 떠올라요. 그런 면에서 저희 페르소나는 막내들이 대하기 어렵지 않은 친근한 동네형, 소통하기 쉬운 복학생 형이에요. 음식 주문할 때, 시키고자 하는 사람은 윗사람이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키는지를 결정하는 사람은 오히려 막내예요. 페북과 인스타그램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막내와 잘 지낼 수 있는 '친근한 동네 형' 같으면 좋겠죠. 사실 저희가 스토어 이벤트나 고객 프로모션을 하는 것도 전부 고객과의 소통이에요. 비싼 고가의 선물이 아니라 왠지 좀 찌질할 것 같은데 내 마음을 절묘하게 읽은 선물을 받으면 부담 없고 기분 좋잖아요. 저희는 고객과 비슷한 환경에 있는 또래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 71
배민은 운 좋게, 괜찮은 아이템으로 시작했잖아요. 매우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따져서 만든 서비스도 아니었고, 시대적 흐름과 운이 맞은 측면도 크다고 생각해요. 창업한 회사가 정말 오래갈 수 있는지는 두 번째, 세 번째 사업이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거든요. 실제 대부분의 잘되는 회사들은 첫 번째 모델만으로 가는 게 아니라 두 번째, 세 번째 모델이 따라붙어 줘야 해요. 우리 회사로 따지면, 배민라이더스랑 배민프레시가 그 역할을 하고 있죠. 배민라이더스는 일반적으로 배달을 안 하는 음식점의 음식을 먹고 싶은 곳으로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이고요. 배민프레시는 배민이 직접 만든 반찬이나 국, 또는 집에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식재료 등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느 서비스예요. 새로운 모델을 찾기 위해서는 계속 스윙을 해야만 뭐가 맞는지를 알 수 있어요. 끊임없이 고객을 탐색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 가야죠 - 79
'고객 유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객 유지'이며, 늘 염두해두어야 하는 것은 고객평생가치(CLV)이다. 이는 누군가가 어느 기업의 고객으로 머무는 기간 동안 창출하는 총이익을 의미한다. CLV의 관점에서 보면, 고객을 새로 개발하는 데 드는 마케팅 비용보다 재거래 고객을 유지하는 비용이 저렴하며, 거래금액이 적더라도 거래 빈도가 높은 고객이 더 가치가 있다. 아울러 재거래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고객추천가치도 고려해야 한다. 추천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이를 순수 추천고객 지수(NPS)로 계량화하여 관리하기도 한다 - 89
자기 이야기가 아니라 고객 이야기를 하면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누구 이야기를 해야 가장 효과적일까 생각했어요. 생각해보니 마케터가 사로잡아야 할 최고의 타깃은, 바로 다른 회사의 마케터인 것 같더라고요. 마케터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으면 남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잖아요. 평균보다 감각적이기도 하고, 그들에게 반응이 오면 성공한 것 아니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저희가 판교에서도 경희 프로젝트랑 비슷한 걸 했어요. 다른 회사의 마케터들을 타깃으로요. 판교는 IT 업계 사람들이 많은 지역이잖아요. 판교에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지하철로 가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1번 출구로 나와요. 거기 긴 에스컬레이터 벽을 따라 동네 미용실이랑 미술학원 광고가 쫙 붙어 있었는데, 그 광고판 1년어치를 모두 샀어요. 그 자리에 판교 회사들의 이야기를 담기로 정한 거죠 - 109
역시나 대중을 잡으려면 여성들을 잡아야 한다는 걸 또 배웠죠. 남자들은 아무리 좋은 걸 해줘도 소문을 안 내지만, 여성들은 좋은 일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더라고요. 그때 절실히 깨달은 게 이런 겁니다.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려면 아무도 감동받지 못하지만, 단 한 사람을 제대로 감동시키면 그 사람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어서 모든 사람이 감동받는구나'라는 거요 - 112
마케팅 회사가 광고대행사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A라는 계획을 하면 몇 달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저희는 그렇지 않다고 봐요. 고객이 기대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가 많죠. 중간에 한 단계라도 달라지면 전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지고요. 저희는 빨리 실험해보고 빨리 결과를 보고, 그다음에 적용할 결과만 가지고 빨리 다음으로 옮겨가요. 마케팅 플랜을 A부터 Z까지 짜고 그대로 될 거라는 것은 담당자들의 환상이나 바람이 아닐까요. 큰 예산만 잡아놓고 그때마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게 가장 좋지 않은가 싶습니다 - 124
꼭 우리 회사를 알려야겠다, 홍보해야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하면 오히려 참여시키기 어렵다고 봐요. 사실 제가 고객이어도 기업 홍보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럴 만한 이유나 명분을 줘야죠. 얼마 전에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란 음악축제에 참여했는데, 엄청 많은 기업들이 왔더군요. 다들 로고를 큼지막하게 붙여놓은 부스에서 유니폼 입고 서서 사은품 나눠주고 홍보하죠. 하지만 페스티벌까지 와서 그런 홍보 애기 듣고 싶지 않잖아요. 저희는 그냥 간단하게 진행했어요. 재미있게 놀도록 도와주자고, 어차피 페스티벌에 왔는데 페스티벌답게 즐기고 가야죠 - 136
배민의 궁극적인 경쟁사는 바로 저희 자신이에요. 배민, 저희는 지금 배민을 넘어서서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 집중하고 있어요. 경쟁할 때는 경쟁자가 아니라 나만 의식하는 게 가장 맞지 않나 싶어요. 경쟁자를 의식하면 경쟁자랑 비슷해지잖아요. 그런데 별로 의식하지 않고 내 길을 그냥 뚜벅뚜벅 가면, 오히려 경쟁자가 나를 의식해서 나를 따라 하겠죠. 내가 무언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여 만든 것과 저 사람이 저렇게 하고 있으니 나도 해야 하면서 만든 것과는 본질적으로나 결과적으로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 146
데이터 분석을 해보면, 배달의 민족만 쓰는 사람이 있죠. 또 경쟁업체 서비스만 쓰는 사람이 있고, 둘 다 쓰는 사람이 있어요. 그 중간에서 쓰는 사람이 왔다갔다하는 고객이고, 할인이나 프로모션에 움직이는 고객들이에요. 그 비중이 크진 않아요. 저희는 저관여 서비스잖아요. 무료로 쓰는 서비스이기 떄문에 어떤 기능이 좋아서 쓴다기보다 별 생각 없이 앱에 접속하죠. 그래서 '아, 배민으로 시켜야겠다!' 하고 순간적으로 떠오르게 만들어주는 게 중요해요. 앱의 속도가 빠르고 어떤 점이 편리하고, 어떤 혜택이 있는지 하는 기능은 나중 얘기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 148
카피를 뽑아내는 데도 가이드가 있어요. 욕설이 들어가면 안 되고 다른 사람을 비방하면 안 돼요. 재미있다고 해도 누군가 불편한 마음이 들어서도 안 돼요. 그냥 경쾌하게 끝내거나 중의적 의미가 들어가야 해요. 저희가 언어적 유희를 시도하긴 하지만, 어떤 특정인을 비방하면서 재미를 유도하거나 뭔가 비꼬는 것은 하지 않아요. 그냥 모든 카피가 깔끔하게 떨어지도록 의도하죠. 보고 나서 유쾌하고 경쾌하다고 느끼면 돼요. '풋' 혹은 '아~' 라고 저희끼린 표현하거든요. '풋' 하며 가벼운 웃음을 짓거나 '아~' 하며 기분 좋은 깨달음을 느끼게 하는 것, 그게 우리가 소비자에게 기대하는 반응이니까요 - 172
브랜드가 성공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척도 중 하나가 바로 짝퉁 아닐까요. 짝퉁이 많으면 성공한 브랜드겠죠. '나이키'가 정말 멋지니까 '나이스'가 나온 것처럼 말이에요. 저희 브랜드를 따라 한 것들 하나하나가 저희에게 훈장처럼 쌓인다고 생각해요 - 191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나 철학이 있어도 꽃(디자인)으로 피어나지 않고 땅에 묻혀 있기만 하면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다. 거꾸로 꽃을 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를 영입해도 뿌리(철학적 깊이)가 약하면 그냥 조화로 끝나고 만다. 꽃은 보이지 않는 뿌리에서 생겨난다.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싶은지, 우리 기업의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그 근본적 철학이나 개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211
모든 고민은 하나예요. '어떻게 하면 잘 팔지?'가 아닌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들지?'인 거죠. 그래서 저희 구성원들은 정말 모두들 배민스러워요. 저희끼리 다들 미친 사람 같다고 웃어요. 저희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인사관리하고, 코딩하고, 재무를 해요. 아까 얘기했다시피 레고도 디즈니도 자기만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유지되는 거잖아요. 배민스러운 사람들이 모여서 계속 배민스럽게 일하는 것이야말로 인터널 브랜딩의 핵심이라고 믿어요. 일하는 직원들이 계속 배민을 사랑하게 만드는 거요 - 216
마케팅 조직 중심으로 예를 들자면, 혼자 하지 않고 함께 나누는 과정이 대부분이에요. 그 과정에서 나 혼자 재밌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여러 사람이 토론하면서 발전시켜 내놓은 아이디어의 퀄리티는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많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그 과정이 재미있으면 재미있을수록 결과물의 퀄리티가 정말 좋아져요. 저희는 그게 혼자 하는 생각과 집단사고의 차이라고 봐요. 마케팅이란 게, 말하자면 내 생각을 사람들 사이에 던져주는 거잖아요. 사람들이 그걸 보고 반응할 때 내 아이디어도 실현되겠죠. 우리는 소비자이기도 하고 기획자이기도 하니까 우리끼리 소비자의 반응을 볼 수가 있죠. 집단사고 덕분에 가능한 일입니다 - 242
아주 사소한 것들일 수 있지만 구성원이나 개인, 배우자, 양가 부모님, 자녀들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을 챙겨요. 돈을 쓰는 것도 아니에요. 일주일 전에 그냥 생일을 알려줘요. '다음 주에 장모님 생신이십니다'라고요. 그 직원의 부서장한테도 같이 알려줘요. 다음 주에 이분 장모님의 생신이라고, 그러고는 그날이 되면 부서장하고 피플팀이 그 구성원이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요. 개인으로 보면 나름 중요한 날이잖아요. 그런 날에 회사에서 미리 일찍 보내줘서 자기가 장모님에게 무언가 챙겨드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은 훨씬 올라가겠죠. 인간은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그 하루가 1/365만큼 쪼개져서 동일한 가치를 갖진 않잖아요. 어떤 날은 딸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처럼 가치가 큰 날도 있고 평범한 날도 있고요. 아무 일도 없는 날 야근하면 덜 서럽지만 결혼기념일에 야근하면 정말 심각한 거죠. 소소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챙기는 것도 만만치는 않아요. 계속 이메일 보내고 음력 양력 계산해서 맞는지 틀린지 확인해야 되고 손도 많이 가요. 그런 것들을 피프팀에서 하고 있죠 - 267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인간의 삶을 정말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고 생각해요. 페이스북을 자주 한다고 해서 꼭 행복하지 않잖아요. 처음에는 좋았겠죠. 옛날 친구들하고 얘기도 나눌 수 있고 내 얘기도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스트레스 받잖아요. 글 올리면 내 친구는 '좋아요'를 적어도 70개는 받는다던데, 나도 50개는 받고 싶은데 못 받으면 서운해지지요. 냉정하게 말해, 기업은 자기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로는 인간을 정말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일하는 과정의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화'가 중요하다고 반복적으로 말씀드리는 거예요. 배민이 하는 서비스 자체 떄문에 다음 세대들이 더 행복해지고 좋아질 거라고 보진 않거든요. 하지만 다음 세대에 도움이 되는 문화를 남길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만든 문화 덕분에 세상이 좋아질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그 문화를 잘 만들어가는 게 이 회사에서 제가 가진 꿈이에요. 그 과정에서 얻은 이야기를 나중에 10년 정도 지나서 책으로도 남기고 싶어요. 그게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꿈이에요 - 270
배민다움 - 홍성태 지음/(주)북스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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