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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 정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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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 정문정



기존에 알고 있는 작가의 책이 아닌 새로운 작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표지다. 이왕 고르는 책 한 권이라도 책 표지가 예쁘면 더욱 끌리는데 이와 함께 보는 것 중 하나가 책 제목이다.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다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라는 책을 보게 됐다. 2018년 2월 기준 알라딘에서는 베스트셀러 1위로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무례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순위를 통해 알려주었고 나 역시도 책 제목에 끌려 구매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쓴 정문정 작가는 현재 '대학내일' 디지털 미디어 편집장으로 활동하는 여성으로서, 과거에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교통사고가 나기 전만 하더라도 밤을 셀 수 있을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보유했던 그녀는 사고 이후 급격히 체력이 줄면서 하루 동안 할 수 있는 일에 제동이 걸렸다.

남들이 무슨 부탁을 하든 들어주던 그녀는 온전히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그동안 하지 못했던 거절을 하며 느꼈던 감정을 글을 통해 풀어낸다. 가장 핵심은 상대가 무례한 행동을 했을 때 웃으며 그냥 넘어가기보다는 확실히 대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주변에 무례한 사람들이 있다. 그게 부모님일 수도 매일 마주치는 회사 동료일 수도 있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을 매일 같이 만나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게 대부분이기도 하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에 나온 내용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남들의 생각하는 판단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생각하는 것을 확고히 밀어나가야 한다. 고집 세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 남들이 멋모르고 하는 말에 신경쓰기엔 우리가 사는 인생은 참으로 짧다.

아래에 기록한 구절을 읽으면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글귀에 나온 내용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책에 있으니 구매해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 기억하고 싶은 구절

어릴 때 나는 감정 표현의 적절한 농도를 몰라 관계에서 자주 실패했다. 그런 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논쟁 끝에 상대를 비난하는 말하기의 길로 빠지거나 분에 못 이겨 화를 내며 엉엉 울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참고 참다 그냥 관계 자체를 끊어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항상 궁금했다. 무례한 사람을 만날 때, 어떻게 하면 단호하면서도 센스 있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을까? - 7

나이를 먹어가면서 나는 사람들의 이상한 말에 분명히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무례한 사람들은 내가 가만히 있는 것에 용기를 얻어 다음에도 비슷한 행동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삶에서 만나는 다음 사람들에게도 용인받은 행동을 반복했다. 또한 나는 그런 말에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패배감을 쌓아갔고, 그렇게 모인 좌절감은 나보다 약자를 만났을 때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감정의 낙수 효과다 - 21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자신이 그 자체로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 상대가 작은 호의만 보여도 금방 사랑에 빠져버린다. 자신의 특별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은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달콤한 말로 조종하는 사람에게 속기도 쉽다. 자신의 행복을 누리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지 못하기에 불행의 세계가 오히려 더 익숙하고 그곳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못한다. "날 사랑하는 게 맞아?" 하고 의심하고 집착하며, 상대를 시험하려 한다. 눈치를 보는 습관에 젖어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상대방을 고려하느라 결단을 내리지 못하기도 한다. 비극적인 드라마의 여주인공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 38

인간관계는 시소게임이나 스파링 같아서, 체급의 차이가 크면 게임을 계속할 수 없다. 한두 번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져줄 수 있겠지만, 배려하는 쪽도 받는 쪽도 금방 지칠 뿐이다.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요건으로 '착함'을 드는 사람에게 그건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건강할 수도 없다고, 예전 내 모습이었던 착한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어느 한쪽이 착해야만 유지되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사실 없어도 상관없는 '시시한' 것 아닐까? 건강한 인간관계는 시소를 타듯 서로를 배려하며 영향을 주고받을 때 맺어진다 - 42

사람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가며 성장한다.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배우며 성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소위 '착한 사람'들은 남들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잊어버린다. 착하기만 한 사람들은 인생의 선택권을 자신에게 주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서조차 방관자의 자세를 취한다. 진로, 취업, 결혼 같은 중요한 결정조차 마찬가지다. 내가 온전히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잘못되면 포기하는 것도 빠르고 남 탓을 하는 데도 익숙하다. 주인공이 아닌 관찰자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 46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으려면 내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판단을 뒤로하고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며, 그렇기에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 중 하나다. 무언가를 보고 더 많이 느끼는 사람은 더 많이 생각한 사람이고, 더 많이 생각한 사람은 더 많이 보는 사람일 것이다. 더 많이 보는 사람은 여러 입장을 모두 보는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자신이 살아보지 않았던 삶까지 살아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우리도 유일한 사람이 될 수 있겠지 - 111

나의 공간을 문득문득 침범하는 사람들은 대게 나를 잘 모르고 스쳐 지나가는 이들이다. 어쩔 수 없이 한 공간에서 계속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일지라도 나의 깊은 감정까지 공유할 필요는 없는 사람이다. 그런 이들에게까지 나의 공간을 열어 보일 필요는 없다. 또 사람마다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감각이 달라서, 나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며 훅 들어오느 사람도 있다. 그들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관계를 이어가려면 나름의 대처법이 필요하다. 평점을 유지하면서 나만의 고유한 공간 감각을 고수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는 결국 '나를 지키는 법'과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 131

상대에게 미움받는 것이 두려워서, 안 된다고 하면 상대가 나를 떠나갈까 봐서 무리한 부탁을 자꾸 들어주는 식으로 관계가 설정되면 갈수록 부작용이 커진다. 관계의 기울어진 추를 파악한 상대는 무리한 부탁임을 알면서도 계속하게 되고, 부탁을 받는 사람은 일그러진 인정욕구와 피해의식이 겹쳐 자꾸만 의기소침해지고 예민해진다. 부탁받은 일을 해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마음이 기껍고 편안한 상태여야 한다. 예의 바르게 부탁을 거절했는데도 자꾸 하소연하며 나를 비난하는 사람은 옆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도 듣고 싶고 거절도 잘 하고 싶다면, 그건 욕심일 뿐이다. 둘 중 하나는 어느 정도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 상대의 부탁을 거절할 자유가 있듯이, 거절당한 상대가 나에게 실망할 자유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면 그 모든 사람에 휘둘리게 된다 - 144

무례한 발언을 자주 해서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이 집안의 어른이나 직장 상사인 경우라면 현실적으로 화를 내기가 어렵다. 이들은 좋은 의도로 조언을 하느라 그러는 것이기에 정색하기도 뭐하다. 그렇다고 참고만 있기에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 서로 상처받지 않고 대화를 종결하는 데 필요한 자기만의 언어를 준비해두어야 한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주로 두 개의 문장을 사용한다. 바로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와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다 - 172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하고 예언하기를 좋아한다. 주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가족에게든, 친구에게든, 회사 동료에게든 "너는 ~한 사람이야", "너는 ~할 것 같아"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 말들을 자꾸 듣다 보면 당사자도 믿어버리게 된다. 정말 그렇게 될 것만 같다고, "이 결혼 해도 될까요?", "저 공무원 시험 쳐도 될까요?" 같은 질문을 접할 때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남에게 묻는 걸 보니 하지 않겠구나'라고, 흔들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평가나 조언을 거대하게 받아들인다. 확신 있는 사람은 남에게 물을 시간에 그 일을 이미 하고 있다 - 185

직장 동료 또한 당신의 친구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들은 회사에서 나의 존재를 위협하지 않을 정도로, 그러면서도 내게 업무가 넘어오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업무 성과를 내야 한다. 회식 자리에서는 나와 뜻을 모아 회사와 상사를 욕할 수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의뭉스러운 사람이다. 후배의 경우도 비슷하다. 나의 존재를 위협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일하되, 말귀를 잘 알아들어 자신의 몫을 척척 해내야 한다. 그러면서도 겸손해야 한다. 안 그러면 되바라졌거나 무능력한 사람이다. 이처럼 직장 동료의 이상향을 설정해두고 거기에 집착하다 보면, 파벌을 만들고 사내 정치를 하게 되거나 후배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선배가 되곤 한다. 혼자 기대해놓고 후배가 퇴사를 하거나 동기가 자신의 뒤에서 욕한 것을 알게 되면 '배신당했다'며 상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회사는 원래 이해관계로 얽힌 곳이다. 친구는 회사 밖에서 찾아라 - 189

걸핏하면 "난 원래 그래"라고 말하는 사람과도 오래 관계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관계란 애초에 누군가 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것이다. 당연히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 있고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는 좋을 때가 아니라 좋지 않을 때 민낯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를 때 "난 원래 그래"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며 공감 능력이 떨어져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이 말에는 '그러니 네가 이해해야 한다'라는 뒷말이 생략되어 있다. 관계란 서로 노력해야 하는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원래 그렇다고 말하는 이들은 권력 관계에서 자신이 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이를 악용하는 행태를 보인다 - 200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자꾸 참으면 내가 무기력해진다. 무례한 사람을 만난다면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나만의 대처법을 갖춰야 한다. "다들 괜찮다는데 왜 너만 유난을 떨어?" 하는 사람에게 그 평안은 다른 사람들이 참거나 피하면서 생겨나는 가짜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인류는 약자가 강자에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함으로써 이전 세대와 구별되는 문화를 만들어낸다. 부당함을 더는 참지 않기로 하는 것,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런 것이라 말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 세상의 진보는 지금까지 그렇게 이루어져 있다 - 222

인생에는 아주 약간의 "어쩔 수 없지" 하는 체념이 필요한 것 같다. 온 힘을 다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그로 인한 상처는 살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긴 생활 기스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그렇게 체념하면 콤플렉스가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내 발목에는 교통사고로 생긴 7센티미터 길이의 흉터가 있는데 언젠가는 이 흉터가 시작되는 부분에 꽃 문신을 그려 넣을 생각이다. 흉터 전체가 활짝 피어난 꽃처럼 보이도록 - 228

남들이 지적하는 말을 듣고 단점을 없애는 부분만 집중하다 보면 장점도 함께 없어지고 만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좋아할 때, 단점이 있더라도 특정한 장점이 크게 발휘되는 사람을 보고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원래 반짝거렸던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수정하다 보면, 결국 그것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게 되어 버린다 - 235

회사는 기본적으로 이익 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집단으로 꾸려진 임시 모임이다. 회사 사람은 친구가 아니라 이해관계가 같은 동료일 뿐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나와는 전혀 맞지 않는 가치관을 가진 동료가 있을 수 있고, 면전에서 나와 대립하는 동료가 있을 수도 있다.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에서 사려 깊게 대하기가 어려워 무심코 말이나 행동으로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 모든 일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고 이유를 곱씹다 보면 나락으로 떨어지기 쉽다 - 243

교통사고를 당한 후 내가 언제든 죽을 수 있음을 실감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는 교통사고나 암 같은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정작 내가 그런 일을 당하고 나자,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끌려다니는 인생을 살다가 갑자기 인생이 끝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상상을 자꾸 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지 말고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 내가 자꾸 되뇌는 것은 이것이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니 가치 없는 곳에 쓰지 말 것, 오늘의 나를 행복하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 - 248

친구 또는 애인과 헤어져 나오는 길이 언제나 공허하다면, 그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그보다 나를 더 소중히 대해주었던 사람들이 떠오른다면, 서운함 때문에 마음속에 뾰족함이 자라나 뼈 있는 말로 자꾸 상처를 주게 된다면 그 관계는 잠시 멈추어야 한다. 이때는 서로 지쳐서 그런다는 걸 알아차리고 서로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 251

나이를 들면 그동안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마음속에 사람의 유형을 혈액형 나누듯 감정적으로 구분하고, 내 스타일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자꾸 나누게 된다. 상처받지 않으려는 본능 같기도 한데, 이처럼 사람을 빠르게 판단해 편을 가르는 습관이 되면 만나는 사람의 영역이 더는 확장되지 않고 멈춰버린다. 주변에 생각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만 두면 사람은 급속도로 '꼰대'가 되고 만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 10점
정문정 지음/가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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