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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자이언트 자전거 창업자 킹 리우의 경영 철학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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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자전거 창업자 킹 리우의 경영 철학을 배우다



20대 초반 시절 집에서 회사까지 왕복 12km를 자전거를 타고 다녔었다. 당시 값비싼 자전거를 구매할 능력이 되지 않았기에 저렴한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타고 다녔었다. 자전거에 관해 관심이 생기면서 MTB와 로드 자전거를 알게 됐고 그중 가장 많이 보였던 자전거 브랜드가 자이언트였다.

이후 살던 집을 떠나 시내로 나오면서 자전거는 추억 속에 잠겼지만 가끔은 애월 해안도로를 열심히 돌아다녔던 과거의 나 자신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다 우연히 '자전거 타는 CEO'라는 책을 보게 됐는데 타이완을 자전거의 나라로 만든 장본인이자 자이언트 자전거 창립자인 킹 리우의 자서전이다.

킹 리우는 사십 대 초반 시절 장어 양식 사업을 하다가 태풍으로 인해 한화 약 33억 9,000만 원을 날린 바 있다. 이후 50대라는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에 자전거 사업을 시작했고 여러 고비를 넘겨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전거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자전거 마니아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자이언트 자전거는 책을 통해 더욱 상세히 알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킹 리우가 말하는 열 가지 고유 정책(온리 원)이 매력적이었다. 이전만 하더라도 부품 규격이 제각각이었던 자전거를 모두 통일시키고 탄소섬유 프레임을 개발했으며 타이완에 자전거 섬을 건설하고 세계 최초로 여성 자전거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킹 리우의 업적 중 가장 대단했던 점은 공용 자전거 사업인 '유바이크' 운영이 있는데 이는 타이완 전역에 고가의 자전거를 무료로 배치하고 담당 AS 직원을 고용해 꼼꼼히 관리하면서 타이완을 자전거의 나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자칫 공용 자전거로 인해 사람들이 자이언트 자전거를 구매하지 않고 무료로만 쓰기에 사업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자이언트 자전거가 입소문이 나면서 타이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가 뻗어 나갔다.

사업 중간에는 몇 번의 위기도 있었다. 킹 리우는 수출했던 자이언트 자전거에 결함이 발생하자 이를 모두 회수해 재활용하지 않고 모두 땅에 묻어 태워버렸다. 돈으로 환산하자면 한화 17억 원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린 그가 존경스러워졌다.

나이 일흔 세살에 자전거 일주 도전까지 하면서 자신보다 훨씬 어린 사람들에게 킹 리우 회장이라는 호칭이 아닌 뱌오 형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를 보며 여러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그 어렵다는 자전거 일주에 도전하고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킹 리우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올바른 것인지에 관해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하지 못하면 평생 못해'라는 영화 대사 한 마디에 자전거 사업을 시작한 킹 리우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또한 들었던 생각은 추후에 자전거를 새로 구매하게 된다면 안정성이 철처히 검증된 자이언트 자전거를 구매해도 좋겠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인 '자전거 타는 CEO'를 통해 자전거를 타면 좋은 점에 관해서도 꾸준하게 언급하는데 평소 운동 부족인 나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전거가 아닐까 싶었다. 80세가 넘는 나이에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그를 생각하며 나 역시 부지런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이 들었다.


* 기억하고 싶은 구절

자이언트는 자전거 업계에서 세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회사의 시장가치도 신기록 갱신을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리우 회장은 "살면서 가장 가치 있었던 일은 일흔셋에 자전거 일주를 완주한 것"이라 주저 없이 말한다. 100퍼센트 자신의 힘으로 바퀴를 굴러야 하며, 어떤 운도 끼어들 수 없는 인생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 16

자이언트 그룹은 연간 700만 대 정도의 자전거를 생산하는 세계에거 영업 수입이 가장 높은 자전거 회사다. 자이언트라는 자전거라는 전통 산업을 타이완에 정착시켰을 뿐 아니라, 타이완의 명품 자전거라는 간판을 달고 국제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세계 80여 개의 나라의 1만 2,000개가 넘는 매장에서 자이언트 자전거를 판매하고 있다 - 24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처럼 나이 50도 되지 않아 최고의 사업 수완을 발휘하는 천재 사업가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잡스나 마윈이 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성공한 사업가 대부분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수차례의 방황과 실패를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쉰이 넘어서야 자기 자신을 정말로 알게 되고, 자기 일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더불어 인격도 그만큼 성숙해져 충동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으리라. 그럴 때 비로소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나름의 논리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법이다 - 30

내가 되어야만 잠재력도 끌어낼 수 있다. 우리는 저마다 나름의 잠재력이 있지만 그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전혀 가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산 정상에 올라보지 못한 사람은 전체 풍경을 결코 알 수 없다. 삶에서든 일에서든 부딪쳐보지 않고 또 다른 정상에 올라보지 않으면 새로운 무대와 기회를 발견할 수 없다. 한 단계 더 발전할 가능성이 분명 있는데도 그냥 놓치고 마는 것이다 - 42

돈을 우선순위에 놓고 눈앞의 이익만 따지면 결코 사업의 규모를 키울 수 없다. 소비자의 기대를 뛰어넘고 사용자를 감동시키는 수준의 제품은 당연히 나올 수 없다. 나 역시 예순이 넘어서야 이런 경영 마인드가 명확히 정립되었다. 젊을 때는 그저 어떻게든 돈을 많이 벌 생각뿐이었다. 젊으면 무지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젊은 시절에는 그 사람의 상황가 위치, 시선 등 모든 부분에 맹점이 생기기 쉽다는 의미다 - 53

스스로 머리가 좋고 기지가 뛰어나다 생각한다면 겸손한 태도를 지켜야 한다. 자기가 똑똑하다 생각하는 이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다. 표면적인 얘기만 듣고도 모든 걸 완벽히 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겸손한 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계속해서 묻고 배운다. 실력도 자연히 계속 향상된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진실하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 60

지난 시간 동안 나는 사업이 자전거와 같아서 페달을 밟는 만큼 앞으로 나가고 발을 떼는 순간 넘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나아가려는 노력을 끝없이 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사업이든 한계는 없다. 산 정상까지 올라가 보지 못한 사람은 산 위에 펼쳐진 또 다른 기회를 알 수 없다. 나는 청년들에게 인생도 자전거와 마찬가지라고 늘 조언한다. 자전거를 탈 때 한발 내딛어야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볼 수 있듯이, 인생도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뛰어넘고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 기회가 보인다. 자신감은 도전과 더불어 점점 더 커지게 마련이다. 도전을 시도해본 적 없는 사람은 단단한 자신감을 가질 수 없다 - 71

일을 할 때도 자전거를 탈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뛰어든다면 '성취의 질'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한 번 페달을 밟는 심정으로 하루를 나아가고, 수익과 상관없이 내가 이 일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에 그만큼 올라섰다고 믿는다면 산 정상이 안겨주는 것과 같은 온전한 성취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76

사업이 잘 되지 않으면 환경을 탓하거나 운명을 바꿔보려 점을 보는 사람도 있다. 귀인을 만나 당장 사업이 잘 풀리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평소에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없고 사람들의 조언을 들을 자세도 되어 있지 않다면 설령 귀인이 나타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공부할 마음이 전혀 없는, 준비되지 않은 학생에게 좋은 선생님을 붙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실제로 선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할 때 진짜 '귀인'이 때마침 나타나 완벽한 조언을 해주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 85

'가난한 사람은 점을 보고 부자는 향을 피운다'는 타이완 속담이 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기보다 주변을 탓하는 이들, 요행에 기대어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순진하게 착각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뿐더러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으니 자신의 단점과 문제점을 보지 못한다. 물론 진정한 사업 기회가 찾아와도 분간할 수 없다 - 86

나는 공장에서 회수된 자전거를 결함을 고쳐 되팔지 않았다. 대신 직원들을 불러 모은 다음 굴착기로 큰 구덩이를 파고 거기에 새로운 모델의 자전거를 모두 던져 넣었다. 1,000만 위안(약 17억 원) 이상 나가는 자전거들이 불에 타고 땅에 묻혔다. 이렇게 극단적인 조치를 한 것은 제품의 품질이 기업의 생명과도 같음을 눈으로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아주 작은 문제 하나라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말하기 위해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셈이다 - 111

회사가 개혁 없이 살아남을 수 없는 이유는 '경영'이란 것이 본래 변화하는 환경에서 사람과 돈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가 오래되고 완벽한 제도와 표준운영절차(SOP)를 갖춘 회사, 가치관이 단단히 형성되어 있는 회사일수록 반드시 조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시의성이 떨어지는 낡은 방법을 버리고,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새롭게 적응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기업의 리더이다. 그는 사내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여 가장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다. 회사가 장기적으로 발전할 것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경여에 실패하여 낙오할 것인지를 책임져야 한다 - 113

성공에 취해 감각이 둔해지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맹점을 간과하는 이들은 시간 앞에서 결국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래서 회사가 탄탄대로를 걸을 떄가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재난을 맞이하는 경우가 너무도 흔하기 때문이다 - 134



자전거 타는 CEO - 10점
킹 리우.여우쯔옌 지음, 오승윤 옮김/오씨이오(o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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