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 에세이 책 '적당한 사람' 글귀 모음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연예 언론사를 다니며 여러 가수들의 소식과 일상을 담은 기사를 작성했었다. 그중에서 많이 작성했던 아이돌 그룹은 비투비였고, 매일 소속사 보도자료와 SNS 채널을 수시로 봤기에 한때의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시간이 흘러 언론사를 그만두고 다른 직업으로 전환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잊고 지냈으나, 오오티비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유튜브 채널 '전과자'에서 전국 대학교를 돌아다니며 학과를 리뷰하는 비투비 멤버 이창섭의 입담과 재치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부터 아이돌 가수가 아닌 예능인으로서 매력을 알게 됐다.
지난달 평소처럼 온라인 도서 쇼핑몰을 구경하다 이창섭이 직접 쓴 첫 번째 에세이 책 '적당한 사람'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나와 비슷한 또래의 30대 남성의 일상과 생각이 궁금했기에 예약판매로 주문했다.


배송받자 꺼내 읽은 '적당한 사람'은 이창섭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연습생 시절, 비투비 활동, 뮤지컬, 수원에서 운영하는 실용음악학원 창꼬, 반려견 구리, 팬덤 멜로디부터 부모님, 죽음과 미래, 전과자에 관한 생각을 총 3개의 챕터로 담아냈다.
이창섭 에세이 책을 읽으면서 직업에 대한 신념과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동시간대에 살아가는 한 사람의 생각에 공감되며 나 역시도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
'적당한 사람'에서 걷기와 고립의 시간을 가지며 자기 내면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한 부분과 '일상의 슴슴함'이라며 무탈한 하루를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고 표현한 점에서 더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망설임 없이 최선을 다하고 지나간 것에 연연하지 않으며 어떤 일이든 책임감을 느끼고 주변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 이창섭 에세이 '적당한 사람'은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고 추구할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어주기에 누구나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 느꼈다.



이창섭 에세이 책 '적당한 사람' 뒷부분에는 일상과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 콘서트 현장에서의 모습도 담겨 있으며, 그가 언급했던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기에 이창섭의 팬이라면 꼭 읽어보라 말하고 싶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
노래에 진심을 담는 것과 감정을 너무 꽉 눌러 담는 것을 헷갈리지 않는 노력도 필요하다. 내가 감동했던 노래, 눈물지었던 노래들을 떠올려보면 거기에는 틈이 존재했던 것 같다.
듣는 사람이 자기만의 노래인 것처럼 느끼고, 자신의 상황에 이입도 해보고, 그 사람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그런 틈 말이다.
그런 여유를 두지 않고 과하게 상상하거나 빽빽하게 해석을 채워 불러버리면 듣는 이가 들어올 틈이 사라지기 쉽다.
그래서 심심한 듯 심심하지 않은 듯한 적당한 느낌을 가져가이 위해 노래를 부를 때 신경을 많이 쓴다. 오늘도 꾸미지 말자. 힘을 빼자. 진실되자 - 27
나에게 노래가 추억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곤 하듯, 나도 평소에 공기, 냄새, 온도, 기분 등을 잘 포착해두었다가 노래를 부를 때 서랍 속에서 꺼내어 담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잘 기억한 다음 내 것으로 소화시키고, 노래로써 바깥에 잘 내보내고 싶다. 누군가 내 노래로 자신의 기억 속 한 페이지를 떠올린다면 그야말로 정말 근사한 일일 것이다.
사람들의 추억에, 기꺼이 떠올리고 싶은 한 순간에 내 노래가 있다는 건 일하며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 32
나도 처음부터 '가수란 무대에서 준비한 걸 부끄럼없이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라는 뚜렷한 철학이 있어서 오디션에서 대뜸 춤을 춘 건 아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한 거다. 하지만 내가 그날로 다시 돌아가 오디션 현장까지 내성적인 모습을 가져와 쭈뼛거렸다면 아마 지금의 이창섭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기회는 우연처럼 찾아오고, 어떤 기회는 내가 모르는 사이 흘러갔을 것이고, 또 어떤 기회는 처음부터 꼭 계획되었던 것처럼 찾아온다. 진짜 알다가도 모를 인생이다 - 46
내뱉으면서도 입가가 까슬거리는 수고를 애정하는 마음도 없이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러니 용기 내 쓴소리 해주는 사람이 소중한 사람인 걸 잊지 않으려 한다. 쓴소리가 내 주변을 계속 맴돌아야 내 일이 더 잘될 수 있다. 달콤한 말만으로는 살 수 없다.
잘 말하고, 잘 들으려면 매일 말에 공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아주, 아주 조금씩 전보다 나아졌음을 느낄 수 있고, 내가 딛고 있는 땅이 잘 다져진다. 나는 어제보다 오늘 더 잘 말하고 잘 듣는 사람일까? - 69
당시는 혼자 걷는 시간을 갖는 게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명료하게 정리하지 못했지만,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자진하여 고립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던 것 같다.
난 지금도 어느 정도는 고립되는 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준다고 믿고 있다. 모든 근육이 운동을 해야 클 수 있듯이, 혼자서 생각하고 또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내가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 104
일상의 슴슴함에 초점을 맞추면 사소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잦아짐을 느낀다. 오전에 집에서 내려 마시는 커피 한잔이나, 하늘에 신기한 모양으로 떠 있는 구름에게 집중할 수 있는 무탈한 하루가 좋다.
잠옷을 입고 거실에 앉아서 구리랑 놀아주는 하루,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한 편 보다가 어느새 저녁이 되어 있는 하루, 이렇게 내일도 무탈하고, 행복해야지 - 131
어디선가 '최고의 연인이란 뭘 할지 예측 가능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읽은 적이 있다. 공감되어 고개를 끄떡이면서도, 난 이 말이 연인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언제든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어줄 것 같은 존재라면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내게서 안정감을 느꼈으면 하는 존재는 연인뿐 아니라 동료, 친구, 가족일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안정감이란 책임감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맡은 일을 책임지지 못하고 회피하거나, 타인에게 무언가를 쉽게 미루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안정감을 줄 수 있을까 - 135
내가 정의하는 가수란 '전달하는 사람'이다. 음정, 퍼포먼스 같은 요소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누군가에게 곡과 의미를 전달하는 일이다.
듣는 사람에게 내가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내 이야기를 나누면서 듣는 사람만의 이야기가 들어올 공간도 만들어주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노래는 그런 노래다. 누군가는 자기의 사랑 이야기를 투영하고, 누군가는 슬럼프를 투영하는 노래 <1991>도 그렇게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 177
어떻게 보면 내 삶도 그렇게 움직였던 것 같다. 연습생 시절 이후로는 곧 죽어도 하나만을 고집해서 무언가를 이루어왔다기보다는, 새롭게 닿은 기회를 받아들이고 시도했던 것 같다.
그런 태도가 어쩌면 지금의 이곳까지 나를 이끌어준 건 아닐까. 나는 계속 변한다. 앞으로의 삶에도 좋아하는 것들이 계속 생기겠지만, 제일 좋아한다고 일컬을 만한 것들은 아주 드문드문 있을 것이다 - 199
흘러가는 대로 기쁨과 행복 그리고 사소한 것들을 만끽하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 엔딩 크레디트가 아직 올라가지 않은, 때론 심심한 장면들이 나오는 영화처럼 지나간 것에는 연연하지 않고 매일 다가올 것을 잘 느끼며 살아갈 수 있기를 -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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