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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를 세우는 단단한 힘 문사철 - 이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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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세우는 단단한 힘 문사철 - 이지성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인 2011년도 우연히 이지성 작가님이 쓴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고 책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감명받았고 이후 내 인생에서 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이후 1년이 지나 출간했던 '리딩으로 리딩하라'는 국내·외 고전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며 읽기 쉬운 고전 문학부터 모으기 시작해 아직까지도 생각이 날때면 책장에 꺼내 펼치곤 한다.

최근 발간한 '나를 세우는 단단한 힘 문사철'은 문학, 역사, 철학의 줄임말로 '리딩으로 리딩하라' 이후 다시 한 번 인문 고전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준다.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인 제갈대로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직장 상사인 김 부장이 몰래 돈을 횡령하는 사실을 알게 되나 아무도 믿어주는 이가 없어 한탄을 겪는다.

김 부장은 제갈대로가 자신의 비밀을 안다고 생각해 사내에서 부당하게 대했고 제갈대로는 답답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 자신의 친구인 한방인과 유명환을 찾는다. 친구에게 고민을 토로하다가 대학 시절 자신의 롤모델이었던 황희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가 가르쳐주는 문사철을 통해 인생이 바뀌어간다.

'문사철'에서는 주인공 제갈대로와 그의 친구인 한방인, 유명환, 평소 호감을 갖던 나주리와 함께 인문 고전에 대해 하나 둘 배워가는데 정관정요부터 국가, 단테의 신곡, 논어, 소크라테스의 변명, 중용, 역사, 사기,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돈키호테, 불찬성의 디자인, 방법서설, 걸리버 여행기, 로빈스 크루소, 목민심서, 유토피아,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 홍길동전, 자본론, 굶주리는 세계, 인간의 길을 가다를 차례대로 읽고 토론하는 모습을 통해 문사철의 중요성을 독자에게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지성 작가가 가명 이지한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자신이 인문 고전을 통해 배웠던 내용들을 단순히 읽는 것만이 아니라 라오스에 학교를 직접 짓고 봉사하면서 꿈을 위해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제 이지성 작가는 자신이 운영하는 '이지성의 폴레폴레' 카페를 통해 독서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해외 봉사활동 모집을 하면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오래 전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파해주는 그의 변함없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의 책을 처음 접했던 이십대 초반부터 30대가 다가오는 시점까지 무엇을 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나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즐겁게 지내고자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도 주변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   


* 기억하고 싶은 구절

문사철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인문학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문학, 역사, 철학을 이르는 말이죠. 문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과연 살 만한 곳인지 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질서를 고양시키고, 역사는 우리가 살아온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어디로 가야할지를 내다보게 하죠. 그리고 철학은 나는 누구이며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고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고요 - 24

좋은 질문은 우리 삶의 질을 높여주죠. 질문의 질이 인생의 질을 결정한다고나 할까요. 질문은 잠들고 있는 우리를 깨워주지요. 질문에는 생각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힘이 있어요. 누구나 질문을 하지만 누구나 훌륭한 질문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좋은 질문은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사실이에요 - 40

역사는 다시 쓰는 현대사라고 하잖아요? 고전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죠. 지금 내 삶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 비추어 재조명해야 하는 것이지요. 당대 사회가 지녔던 문제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정신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모색해보는 거예요. 아무 문제의식 없이 읽는다면 시간 낭비에 불과할 뿐이에요. 정확한 목표 없이 소일거리로 읽는다면 아마 지루해서 한 장도 읽지 못할걸요 - 51

나 없으면 안 된다는 착각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지요. 물론 대로 씨 말이 맞을 때도 있어요. 그게 더 열심히 사는 이유가 될 때도 있겠죠. 하지만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들이 하는 일이 만족스럽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이 다 서툴고 잘못됐다고 생각하겠지요. 어쩌면 그들은 다른 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그런 성급한 판단으로 상대방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막거나 성장할 기회를 빼앗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92

늘 무위자연을 강조했던 장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그는 무위자연을 이루기 위해 자연과 나, 사물과 나를 절대적인 기준에서 구별하지 않았거든요. 자연과 하나가 됨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장자가현실인가, 나비가 현실인가는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의 이야기를 우리가 사는 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아, 그렇구나'라고 끝낸다면 그건 죽은 지식이고 '그래서?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고 생각의 틀을 확장하고 실천한다면 그의 이야기는 살아 있는 지식이 되잖아요. 그럼 그때 그것이 현실이 되는 거지요. 진리가 살아 있으려면 내가 사는 삶 속에서 그것을 이요할 줄 알아야 해요. 똑같기도 하고 삶 속의 진리가 되기도 하는 거지요 - 105

낭만적인 돈키호테와 현실적인 산초, 사실 돈키호테가 길을 떠난 것은 자기의 이상 때문이었지만 산초는 자신도 영주가 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라 떠난 게 맞아요. 그래서 평론가들이 돈키호테는 '이상'을, 산초는 '현실'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실제로 우리의 삶 안에는 이상과 현실이 항상 공존하잖아요. 다만 어느 때는 이상의 크기가 컸다가, 또 어느 때는 현실의 크기가 컸다가 하죠. 우리는 그 안에서 방황하고 갈등하는 것 같아요. 그 둘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결국 이상과 현실의 조화란 현실 자아가 이상 자아와 겹쳐질 때 일어나는 거겠지요. 그런 조화로운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요? - 190

우리가 데카트르 철학을 이야기할 때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수학과 과학 등을 이용한 확실성에 대한 탐구이고, 다른 하나는 신을 관심의 대상으로 둔 것이 아니라 인간을 관심의 대상으로 뒀다는 것입니다. 그가 말하는 이성은 신이 정해놓은 이성이 아니라 스스로가 반성하고  깨닫는 인간 스스로의 이성을 뜻합니다. 즉 신의 뜻을 인지하고 깨닫는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것이죠. 제가 그를 중요한 철학자 혹은 과학자로 평하는 것은 머릿속에만 있었던 인간의 사고를 눈으로 보여주려 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이전 철학자들의 사고를 폄훼하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는 그들의 형이상학적 사고가 맞다는 것을 일반인들에게 확인시켜 주고 싶었던 것이지요 - 226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의 삶이 유배지가 아닌가 싶어요. 당시 사람들은 유배지에 가는 일을 죽는 것만큼 괴롭고 힘들게 생각했지요. 그곳에서 죽은 이들도 많았어요. 그러나 유배지에 가는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곳에 갔다고 모두가 삶을 포기한 것은 아니에요. 그곳에서 자신을 더욱 갈고 닦아 자기의 신념을 더욱 확고히 한 이들도 있었어요. 정약용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에요. 조선 시대 청렴한 선비들은 종종 속세를 멀리하고 자연을 가까이 했지요. 윤선도가 유배지에서 쓴 시를 보면 자연에 있는 것이 훨씬 낫다는 말도 있지요. 물론 자기 위안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신념이 있는 이들에게 장소가 그렇게 중요했을까요?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이들이라면 자리가 중요했을까요?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을.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은 어때요? 어쩌면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이 유배지가 아닐까요? 어떤 이에게는 한없이 힘든 곳이고 어떤 이에게는 자기를 갈고 다듬는 수양의 장이 되니 말이에요 - 237



나를 세우는 단단한 힘 문사철 - 10점
이지성.스토리베리 지음/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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